결국 버핏이 옳았나…美항공주·금융주 급락

머니투데이 임동욱 기자 | 2020.07.08 15:36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코로나19(COVID-19) 재확산 조짐에 미국 증시에서 항공주와 금융주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 1분기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감수하면서 항공주와 금융주를 포트폴리오에서 털어냈던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판단이 장기적으로 볼 때 틀리지 않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1.51%, 1.08% 하락했다. 최근 S&P500지수가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차익실현 등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왔다는 것이 시장의 진단이다.

눈에 띄는 점은 항공주 등 경제 재개방 수혜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이다. 이날 유나이티드 항공이 7.55% 급락했고, 아메리칸 항공과 델타 항공 주가도 각각 6.95%, 5.03% 빠졌다.

지난 5월 중순 주당 18달러까지 하락했던 유나이티드 항공 주가는 6월 초 장중 48.95달러까지 급등했지만, 다시 30달러 초반까지 떨어졌다. 델타 항공 역시 17달러를 바닥으로 지난달 초 37달러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미끄럼을 타고 있다.

버핏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한 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가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1분기 497억달러(약 60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과정에서 아메리칸·델타·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항공 등 미국 4대 항공주를 모두 팔았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자금 지원에 나서면서 항공주는 급반등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버핏이 항공주를 처분한 것은 실수"라고 꼬집은 바 있다.

버핏 회장은 항공주에 이어 보유하고 있던 금융주도 팔아치웠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월말 기준으로 골드만삭스 보유지분의 약 84%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또 JP모건체이스 보유지분도 약 3% 줄였다. 시장은 그가 세계경제 전망을 예상보다 더 좋지 않게 보고 있다고 진단했다.

골드만삭스 주가는 지난 3월 중순 주당 13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6월 초 222달러까지 반등했는데, 이날 3% 이상 하락하며 다시 20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버핏 회장은 지난 5월 화상회의로 진행된 연례 주주총회에서 "코로나19의 잠재적 충격은 매우 광범위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볼 때 버핏의 투자 판단은 아쉬운 점이 많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옳았을 수있다"며 "막대한 유동성 효과를 제외하면 실제로 실물 경제가 얼마나 회복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편 버핏 회장은 최근 미국 에너지업체 도미니언에너지에 약 100억 달러(12조원)를 베팅했다. 도미니언에너지의 천연가스 운송 및 저장 사업을 40억 달러에 사들이기로 했는데, 부채까지 합치면 인수 비용은 100억 달러에 육박한다. 경제가 어려워져도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꾸준할 것이라는 그의 신념이 이번 투자를 이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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