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서프라이즈 삼성전자 주가는 왜 떨어지나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0.07.07 11:43

[오늘의 포인트]

삼성전자가 2020년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을 8조 1000억원으로 공시한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지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삼성전자가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발표하면서 증권가의 기대감도 커진다. 단기적으로는 밸류에이션(기초체력 대비 주가 수준) 부담과 차익실현 매물 등으로 주가 흐름이 부진할 순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오전 11시30분 기준 삼성전자 주가는 전일 대비 900원(1.64%) 하락한 5만4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실적 발표 기대감에 2.61% 급등했지만 정작 깜짝 실적이 발표되자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전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한참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매출액은 52조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7.3%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2.8% 늘어난 8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6조6000억원 수준을 예상한 시장 전망치를 20% 이상 상회하는 기록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들이 연이어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며 7조원 이상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실제 실적은 이보다 훨씬 높았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글로벌 셧다운(경제 봉쇄) 충격 속에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시장을 더욱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 주요국들의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등 경기 침체의 여파로 스마트폰, TV 등 IT(정보기술) 기기들의 수요 부진 우려가 컸으나 반도체 부문에서의 호실적이 깜짝 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공급과잉과 단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던 반도체 산업은 코로나19를 계기로 다시 반등한 조짐을 보인다.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비대면 소비가 일상화하면서 온라인 서비스의 기반이 되는 서버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로 세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수혜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마트폰 등 가전 부분의 실적이 우려했던 것보다 나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각국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 등 경기부양 정책을 펴면서 가전 수요도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6월에 급등하며 2분기 전체 5400만대로 전분기 대비 7% 감소하는데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일회성 이익(주로 보상금) 약 1조3000억원이 반영된 영향도 크게 작용했다.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 중이다. 실적 발표 이벤트가 끝나자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하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현재 삼성전자의 12개월 전망 PER(주가순수익비율)는 12.35배로 최근 4년 평균인 11.6배를 상회하면서 주가의 추가 상승 동력이 제한돼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NAVER나 카카오 등 다른 성장주들로 수급이 쏠리고 있는 것도 주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며 중장기 관점에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7% 늘어난 32조1400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추정치가 0.4% 상향 조정됐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8조9000억원으로 분기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며 "둔화하는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를 세트(가전제품 등) 성수기 진입으로 인한 스마트폰 수요 개선과 소니 PS5(플레이스테이션5) 등 콘솔 신제품 수요가 보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주가는 통상 영업이익을 6개월 정도 선행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 세트 수요 회복은 투자심리 개선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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