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빚 갚을 능력 떨어진다…1392개사 신용등급 '뚝'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0.07.07 05:04
/사진=AFP

올해 상반기 전세계 1400개에 달하는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이는 금융위기에 고전했던 2009년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그만큼 기업들의 빚 갚을 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글로벌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은 올 초~지난달 25일까지 전세계 1392개 기업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4배 늘어난 수치일 뿐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과 비슷한 수준이란 보도다.

S&P가 등급을 하향한 기업들 중에는 미국 크루즈선 기업 카니발, 독일의 항공사 루프트한자, 프랑스 르노자동차 등이 포함됐다. S&P는 이들 세 개 기업에 대해 채무 변제 능력에 불안감을 표하며 '투기 등급'으로 내렸다.

이밖에 도요타 자동차, 미쓰시비중공업 등급도 투자 적격등급을 유지하긴 했지만 하향 조정됐다.

니혼게이자이는 "신용등급은 변제 능력을 반영한다"며 "(기업의) 수중 자금 확보를 위한 차입금이 늘고 있지만 코로나19 수습에 시간이 걸리면서 수입의 회복은 둔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기업 부채는 3월 말 기준 전년 대비 10% 가량 증가한 10조달러 수준까지 늘었는데 이는 GDP의 49%에 달하는 규모로 사상 최대 비중이다. 일본 역시 최근 GDP의 95%에 달하는 수준까지 기업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의 천문학적인 돈풀기에 우려도 표했다. 등급이 하향될 경우 본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는 것이 관행이지만 중앙은행의 자금 지원책을 통해 시장이 비교적 침착을 되찾고 있어 좀비기업을 양산하고 있단 측면에서다.

지난 4월 연준은 일부 투기등급 회사채(정크본드)까지 매입 대상을 넓힌다고 밝혔는데 이는 유례 없는 조치였다. 연준에 이어 같은 달 말 유럽중앙은행(ECB)은 은행 대출 담보로 정크본드도 한시적으로 인전해준다고 밝혔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중앙은행의 돈풀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상 급감에 휩쓸려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의 파산을 막는 것이 목적"이라며 "중앙은행이 기업의 자금 융통을 지원하고 있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쉬운 상황이지만 원래 살아남기 힘들었던 기업까지 연명되며 미래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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