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도 싸움에 인도판 '배민' 음식이 식어간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0.07.06 11:03
인도의 국민 배달 스타트업이라고 불리는 '조마토(Zomato)'가 자금줄을 놓칠 위기에 처했다. 최근 인도와 중국 간 갈등 고조 영향으로 해석됐는데 인도의 '보복 조치'들이 자국 기업에 오히려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들도 제기된다.

/사진=AFP



조마토, 中 앤트 파이낸셜로부터 1억달러 받는데 난관…인도의 외인 투자 규제 적용받은 듯


지난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인도 음식 배달 유명 스타트업 '조마토(Zomato)'가 중국 디지털 결제 대기업 '앤트 파이낸셜'로부터 약 1억달러(1197억원)의 자금을 지원받는데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조마토는 앤트 파이낸셜로부터 1억5000만달러의 신규 자금 유치를 밝혔지만 이날 FT는 사안에 정통한 복수 관계자를 인용, 현재 조마토가 그 중 1억달러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됐다.
FT는 "최근 인도가 외국인 투자자들로 하여금 자국 기업 투자에 대해 제한을 둔 것이 어떻게 자금 지원에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준 첫 번째 대표적 사례"라고 봤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4월 인도 정부는 인도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이 인도 기업에 투자할 경우 인도 정부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팬데믹(대유행)으로 인도 경제가 고전할 때, 자국 기업이 헐값에 외국 자본에 인수되는 것을 막기 위함이 목적이었다. 인도와 국경을 맞댄 국가들은 중국,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등이 있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들이 나왔다.

앤트 파이낸셜만 하더라도 조마토에 현재까지 5억6000만달러를 투자해 조마토 지분을 약 25% 보유중이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팬데믹에 고전중인 조마토로서는 이번 자금 지원이 필수적이다. 조마토는 지난 5월 전체 인력의 약 13%를 내보냈고 디핀더 고얄 조마토 CEO는 향후 6~12개월간 인도 내 음식점 숫자가 25~40%로 감소할 것으로 봤다.

팬데믹 전인 지난 1월, 조마토는 우버이츠의 인도법인을 3억5000만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FT는 소식통을 인용해 "조마토는 (인도 정부 승인을 얻어 앤드 파이낸셜로부터)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것이란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교역규모 800억달러로 10년새 두 배…중국에 등돌릴 수 없는 인도 경제 딜레마


/사진=AFP

최근 '쇠못 몽둥이' 사건으로 양국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조마토의 자금 지원 불발의 위기는 국경 충돌이 인도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지난달 인도와 중국군 사이 유혈 충돌이 빚어져 인도군 20여 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 이후 인도에서의 반중 정서는 극에 달하고 있다. 인도 곳곳에서 시민들이 중국산 휴대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을 부수거나 불태우는 장면이 목격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외국인 투자 제한 뿐 아니라 89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인상, 중국으로부터 텔레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 장비 구입에 대한 제한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지난달, 틱톡(동영상 SNS), 위챗(중국판 카톡),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앱 59개 사용을 금지시키기로 했다.

이같은 '보복조치'가 인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인도 스타트업 상황만 보더라도 인도 뭄바이 소재 싱크탱크 '게이트웨이 하우스'의 올해 3월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30대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기업 중 60% 이상이 중국계 기술 기업이나 벤처캐피털 등 중국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달 초 닛케이아시안리뷰가 인용한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계 기술 기업이나 벤처 캐피탈이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은 33억달러였다.

WSJ는 "인도와 중국 모두 공공 의존도가 높은 것은 무역과 투자 분야"라며 "양국간 교역 규모는 지난 10년 새 거의 두 배 늘어난 800억달러(약 95조8000억원)를 넘어섰고 이중 대부분은 인도로 수입된 중국산 제품"이라고 전했다.

'카운터 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인도에서 중국산 브랜드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5년 18%에서 지난해 72%까지 급증했다.

인도 뉴델리의 경영 자문회사 테크노팍의 아르빈드 싱할 상무는 "인도가 이 시기 경제적으로 중국과 손을 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우려했다.

모히트 싱글라 인도무역진흥청(Trade Promotion Council of India·TPCI) 회장은 WSJ와 인터뷰에서 "경제적 결정은 실용주의에 의해 추진돼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 수입에 의존하는 많은 산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으로 인해 인도 경제가 수 십 년 만에 처음으로 위축될 전망이다.

한편 인도 정부 관계자는 WSJ에 "양국과 양국의 기업들 간 신뢰가 구축된다면 더 큰 협력의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불신과 데이터 보안 침해에 대한 위협 등으로는 (협력이)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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