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법 만들자" 선수출신 의원들 나섰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0.07.03 13:53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의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 선수의 유족은 고인의 사망 후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에서 모욕 및 폭행을 당하는 내용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사진은 고 최숙현 선수의 생전 모습./사진=뉴시스, 고 최숙현 선수 가족 제공

정치권에서 철인 3종경기(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23)를 향해 여야할 것 없이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여당은 국회 차원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미래통합당도 '최숙현법'을 제정하자고 제안했다.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인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의 기자회견에서 오는 6일 상임위원회 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이 사건은 문제의식이 부족한 지자체, 체육계, 그리고 소위 말하는 힘 있는 기관인 검찰과 경찰이 한 생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며 "진상규명 촉구에만 그치지 않고,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 상임위 청문회 등을 추진해서라도 끝까지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도 지난 2일 체육계 가혹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당 차원의 TF(태스크포스)를 열었다. TF에는 이용·김석기·이양수·김웅·정희용·배현진·김예지·김승수 의원이 참여한다.

이들은 선수들이 가혹행위 피해를 당하지 않을 수 있게 대책을 마련하는 '최숙현법' 제정에 나설 예정이다. 최 선수의 사연을 가장 먼저 알리며 수사를 촉구한 봅슬레이 감독 출신 이용 통합당 의원은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같은 체육인으로서 정말 참기 힘든 분노를 느낀다"며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처벌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도 3일 페이스북에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며 "신고가 접수된 후 고인이 극단적 선택을 하기까지 10주가 넘는 시간이 있었으나 선수의 고통이 서류에 담겨 표류했다"고 썼다. 또한 "체육계 안일한 인권의식, 윤리의식이 가장 큰 문제"라며 "훈련의 일환이라는 핑계는 더 이상 없어야 한다. 비인간적 훈련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8월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의 역할이 막중하다"며 "선수와 지도자, 체육행정가들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비빌 언덕'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지난 1월 '체육계 성폭력 방지'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된 후 체육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해오고 있는 기관이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감독, 팀 닥터 등으로부터 상습적 폭언과 폭행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됐다. 최 선수는 올해 초 팀을 옮기고 가해자를 경찰에 고소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애써왔지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등으로 도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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