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여성 모집해 갑부 남친에게 넘겼다…사교계 마당발 구속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 2020.07.03 07:16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기소된 기슬레인 맥스웰(왼쪽)과 제프리 엡스타인/사진=AFP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의 전 여자친구인 영국 사교계 유명인사 기슬레인 맥스웰(58)을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체포했다.

2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과 CNBC 등에 따르면 맥스웰은 이날 오전 8시30분쯤 미국 뉴햄프셔주 브래드포드에서 FBI에 체포됐다. 엡스타인이 지난해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체포된지 만 1년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이다.

검찰은 이날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맥스웰을 보석없이 구속할 것을 청구했다. 맥스웰이 국제사회에 광범위한 연줄을 갖고 있으며 2개 국적과 3개의 여권, 거대한 부의 소유자라는 점에서 '극도의 도주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맥스웰은 1990년대 중반 뉴욕과 플로리다주 팜비치, 뉴멕시코주 산타페, 런던 등지에서 미성년 여성들을 모집해 엡스타인이 성적으로 이들을 착취하는 것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맥스웰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에는 그가 일부 성학대 현장에 참석해 범행에 가담하기도 했다고 명시돼 있다.

오드리 스트라우스 미국 뉴욕주 서던디스트릭트 검찰 대행은 기자회견에서 맥스웰이 미성년 여성들에게 접근해 신뢰를 얻고 엡스타인에게 '성적인 마사지'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피해자들 가운데에는 나이가 14세인 경우도 있었다.

스트라우스 대행은 "맥스웰은 피해자들과 성적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이들 앞에서 옷을 벗기도 했으며 성착취 현장에 참석했다"며 "맥스웰 같은 성인 여성이 마사지 현장에 동석한 것은 피해자들을 안심하게 했다"고 말했다.


스트라우스 대행은 맥스웰이 이후 피해자들에게 엡스타인이 주는 여행비나 교육비를 받도록 권유함으로써 이들이 스스로 부채감을 느끼도록 교묘하게 조종했다고 설명했다.

맥스웰은 또 2016년 엡스타인의 재판 과정에서 증인으로 출석했을 때 반복적으로 위증한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자들은 엡스타인이 지난해 7월 기소된 후 맥스웰의 체포도 요구해왔다. 엡스타인의 공범으로 체포된 것은 맥스웰이 처음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인 제니퍼 아라오즈는 맥스웰이 체포됐다는 소식에 성명을 통해 "오늘 맥스웰의 체포는 생존자(피해자)들을 위한 정의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맥스웰은 그 성매매 조직의 중심이었고, 그 조직이 철거됐으니 이제 나도 아프지 않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인 버지니아 쥬프레는 맥스웰이 미성년자였던 자신에게 앤드루 영국 왕자를 비롯해 전직 미국 정치인 등 여러 남성들과 성관계를 갖도록 지시했다고 밝혔었다.

엡스타인은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의 미국의 억만장자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 여러 거물급 인사들과 친분이 있었다. 그는 20여명의 미성년자를 상대로 성매매한 혐의로 지난해 체포된 후 한 달 만에 교도소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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