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37억 아파트 '줍줍'에 16만명…2030의 부동산 열기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 2020.07.06 16:20

[MT리포트]2030 부동산보고서①

편집자주 | "공정하지 않다"는 청년의 분노는 '인국공(인천국제공항공사)' 뿐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서도 터져 나온다. 취업 '바늘구멍'을 통과하면 아파트 청약 '바늘구멍'이 기다린다. 젊다는 이유로 청약 당첨의 기회는 기성세대에게 양보된다. 대안으로 빚을 내 '갭투자' 하거나 '줍줍'에도 뛰어들었으나 그마저도 규제로 다 막았다. 2030세대의 부동산에 대한 분노, 원인과 대안을 짚어봤다.

지난 5월말 성수동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아파트 3채의 새 주인을 찾는 청약에 26만명에 몰렸다. 분양가가 최고 37억5800만원에 달하는 초고가 아파트였다. 당첨 후 하루만에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내고 4개월 후에 또 10%를 중도금으로 내야 해 현금동원력이 필요했다.

이 아파트 청약에 몰려든 26만명 중 60%가 소위 '2030'(20대~30대)이었다. 젊은층이 대거 청약에 뛰어들었을 것이란 추측은 나왔지만 구체적인 숫자가 확인된건 처음이다. 집값 상승세 속에 청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무순위 청약에 뛰어드는 '줍줍(줍고 또 줍는다)' 현상을 대표하는 사례다.

6일 김상훈 미래통합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5월 진행된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3가구 무순위 청약 모집에 몰린 26만4325명 가운데 11만9847명(45%)이 30대로 집계됐다. 40대(5만8009명)의 배에 달했다. 20대 청약자도 3만9812명(15%)에 달해 전체 참여자의 60%가 2030 청년층이었다. 분양가가 17억4100만~37억5800만원에 달했음에도 역대 청약 최다 인원이 몰린 데는 20~30대의 역할이 컸던 셈이다. 하지만 당첨자는 모두 40대에서 나왔다.

같은달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수원 '영통자이'도 마찬가지였다. 3가구 모집에 10만1593명이 몰렸는데 이중 64%(6만5016명)가 20~30대다. 청년층이 무순위 청약 시장의 주류 계층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2030의 줍줍 열풍은 최근만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5월 마포구 '공덕 SK리더스뷰'가 1가구를 대상으로 무순위 청약을 모집했는데 4만6931명이 몰렸다. 당시 당첨자 1명과 예비당첨자 10명의 명단이 공개됐는데, 11명 중 8명이 30대로 나타났다. 최연소 예비당첨자가 1990년생이다.


줍줍을 향한 2030의 열망은 뜨겁다. 부동산 관련 단체 카톡방에서 그날의 줍줍 일정을 공유하고 프리미엄(웃돈)이 얼마나 될지에 관한 의견을 나눈다. 줍줍을 전문으로 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도 등장했다. 수도권 주요 단지의 경우 단톡방마다 정보가 확산되며 무순위 청약자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운좋게 당첨될 경우 집을 계약할지 말지는 당첨자 발표 후에 고민한다. 실거주 목적으로 무순위 청약에 나서는 경우도 있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도권 및 지방광역시 일부 지역의 경우 짧게는 6개월만에 분양권을 되팔 수 있어서다. 분양금액의 10%만 내면 단기에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정부가 오는 8월부터 분양하는 단지부터 입주시까지 분양권을 되팔 수 없도록 막아선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의 줍줍 열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현행 청약 제도상 2030에게 무순위 청약 외엔 당첨 기회가 거의 제로(0)에 가깝기 때문이다. 민간분양이나 공공분양이나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긴 40~50대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20~30대가 추첨을 통해 당첨자를 가리는 무순위 청약에 기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상훈 의원은 "줍줍현상은 우리나라에서 청년세대가 좋은 집을 갖는 방법이 매우 제한돼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청년에 한해 자유롭게 집을 선택하고, 소유하며, 능력에 맞게 비용을 갚아갈수 있도록 대출규제 등을 과감하게 풀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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