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마포구청에 따르면 작년 7월부터 실시한 아현1구역 주민의견조사 결과 아현동 699번지 일대 토지등소유자 67.4%가 정비구역 지정에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의 3분의 2(66.7%) 이상이 정비구역 지정에 찬성하거나 토지면적 2분의 1 이상이 동의하고 반대가 25% 미만이면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해 정비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추진할 수 있다.
마포구청 관계자는 “도계위에 상정하기 위해서는 주민동의율 확보 조건 외에도 시구 합동보고회, 주민설명회, 마포구의회 의견 청취, 주민공람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해 시간이 좀 더 필요하다”며 “연내 도계위 상정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현1구역은 10만3979㎡의 면적으로 공동주택 3300여가구가 들어서는 지역이다. 아현1구역은 당초 3개 구역으로 나뉘어 재개발 사업이 추진됐다. 그 중 아현 1-3구역에는 ‘아현 아이파크’가 들어서 2017년 입주했다. 1-1구역과 1-2구역은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가 주민들의 요청으로 아현1구역으로 통합해 사업을 추진 중이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 아현1구역에 위치한 ‘돼지슈퍼’가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면서 서울시와 마포구가 이 지역을 관광명소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재개발 사업 지연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히자 서울시와 마포구는 ‘영구적 원형보존’을 의미한 것은 아니라며 한발 물러섰다.
아현1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 영화에 등장했던 ‘돼지슈퍼’와 ‘계단길’ 등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전망이다. 물론 아직 사업 초기 단계여서 이주·철거까지는 조합설립, 시공사선정,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인가 등의 절차가 남아있다. 재개발 사업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 통상 4년 정도 걸린다.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면서 아현1구역 호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일대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구역 내 매물 호가는 작년 말 대비 1억원 가량 오른 상태다. 6·17 대책으로 안전진단·실거주 요건 등이 강화된 재건축과 달리 재개발 사업은 비교적 규제가 적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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