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시장은 최근 몇 년 새 3조~4조원대까지 커졌다. 2027년에는 6조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렵던 반려동물 호텔과 유치원, 전용 피트니스 클럽은 물론 반려동물이 심심하지 않게 놀아주는 AI(인공지능) 로봇까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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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보험 왜 안드냐고? “몰라서”━
반려동물이 아플 때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험에는 돈을 쓰기 꺼려 하는 이유는 몇년전까지는 국내에 펫보험에 자체가 없다는 것이었다. 2017년만 해도 국내에 펫보험을 판매 중인 보험사는 3개사 뿐이었다. 하지만 이후 정부가 동물병원 표준진료제 등 정책적인 지원을 약속하며 상품개발을 독려해 현재 10개 보험사가 펫보험을 팔고 있다.
슬개구(무릎뼈) 탈골 등 기존에는 안 해주던 실질적인 보장도 늘어났고, ‘반려동물원스톱진료청구시스템(POS)’ 등을 만들어 보험금 청구도 간편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률이 저조한 가장 큰 이유는 보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낮아서다.
김세중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 시장 초기에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보험에 대해서도 보험료를 아까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비슷하게 아직은 펫보험이 있다는 사실도 잘 모르고, 보험료를 없어지고 마는 비용이라고 여기는 소유주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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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 가입하려 동물등록? “귀찮아”━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이 고육지책으로 등록 안 한 동물도 비문인식 등을 통해 펫보험에 가입시켜 주고 있지만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등 부작용 우려도 크다”며 “반려동물 등록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보험 관리가 어렵고 보험 가입자의 모럴해저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결국 손해율 상승으로 보험료가 올라가는 악순환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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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율 두려운 보험사, 상품 만들고도 ‘쉬쉬’━
수의업계의 한 관계자는 “펫보험 가입자가 거의 없긴 하지만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가끔 보험에 들었다고 하는 소유주가 오면 5~6종이면 되는 검사를 20종까지 하고, 안 찍어도 되는 MRI(자기공명영상법)을 찍기도 한다는 얘기도 돈다”며 “수술을 한다면 보험에 가입하고 오라고 역선택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1마리 가입했을 때랑 10만 마리 가입했을 때는 손해율에 따른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보험사 입장에서도 적극적인 홍보가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펫보험은 재물보험이라 의료비 예측이 중요하기 때문에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 와 등록제 활성화 등의 정책적 지원이 빨리 이뤄져야 한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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