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나라는 백신도 나중에…쪼개진 세계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20.06.29 05:42
삽화_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마스크,우한, 우한폐렴 / 사진=김현정디자인기자
코로나19 백신 개발 완료가 눈 앞에 다가왔다는 희망적 소식이 전해지나 강한 나라 국민들만 결과물을 받는 소위 '백신 민족주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국민을 우선하는 백신 민족주의는 저개발국 피해를 넘어 탈세계화 가속화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불행 중 다행, 코로나 백신 내년 1분기 10억개 공급


자료=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 코로나19 백신개발 현황 및 전문가 의견' 보고서에서 "내년 1분기까지 최대 10억개 이상 백신공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적으로 142개 후보물질이 개발 중이며 이 중 13개는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일부는 연내 임상시험을 시작한다.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내년 상반기 코로나 극복 가능성도 예상된다.



가난한 나라는 백신 혜택 천천히?…백신 민족주의 대두


트럼프-블룸버그 / 사진제공=ap-로이터

코로나19 위기에 시달리는 전 세계에 단비 같은 소식이지만 백신 민족주의가 대두되며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백신 민족주의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개발자금을 지원한 미국부터 백신을 공급하겠다 선언하면서 촉발됐다. 사노피가 미국 제약사는 아니지만 돈을 댄 국가에 먼저 공급하겠단 선언은 전 세계에 충격을 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자금지원 대신 독점적 권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는 커졌다. 실제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오는 9월 영국과 미국에 각각 백신 1억개·3억개를 우선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글로벌 신뢰 약해지나... 탈세계화 가속화 우려도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백신 개발을 위해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자국민에게 우선권을 주겠다는 논리를 무작정 비난하기는 어렵다. 문제는 적극적인 방역조치를 펴기 어려운 개발도상국이 백신에서도 후 순위로 밀려 인명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리 세계백신연합 가비 전략혁신·신규투자 담당은 "각국이 백신 제조업체와 계약을 체결하면 저소득 또는 자원이 없는 국가는 백신에 접근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조에 대한 신뢰가 깨지며 탈세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자국중심주의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불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필요한 이에게 백신을" 국제사회 움직인다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8일 오후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6.28/뉴스1

유럽연합과 빌&멜린다게이츠재단 등 국제사회는 이같은 상황 도래를 우려하고 있다. 백신이 전세계에 공평하게 공급돼야 한다는게 이들 주장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백신 민족주의를 거부하고 나섰다. 정 총리는 27일 오후 10시 열린 국제회의에서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한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며 "개발된 백신과 치료제가 모든 이들에게 접근 가능토록 하기 위한 국제사회 노력에도 적극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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