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만 한 국가가 없다.”
국제사회가 일제히 한국 경제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선진국 가운데 한국 성장률이 가장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달아 나왔다.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를 겪으며 진가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표현은 제각각이지만 핵심은 하나다. 한국의 우수한 방역·경기대응이 ‘성장률 하락 방어’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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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무디스, OECD까지━
지난 24일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의 성장률 전망 수정치를 공개했다. 올해 한국 성장률은 –2.1%로 제시했다. 지난 4월 전망치(-1.2%)보다 0.9%포인트 낮은 수치다. 우울한 전망이지만 사실 IMF가 던지고 싶었던 메시지는 ‘한국 경제의 선방’이다.
한국 성장률은 이번 전망이 공개된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다. IMF는 미국 –8.0%, 유로존 –10.2%, 일본 –5.8%, 영국 –10.2%, 캐나다 –8.4% 등으로 제시했다. 한국 성장률은 선진국 평균(-8.0%)은 물론, 신흥개도국 평균(-3.0%)보다도 높다. 기획재정부는 “코로나19 발생 전인 지난 1월 전망 대비 조정폭도 선진국 중 가장 작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22일 발간한 ‘거시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0.6%포인트 하향조정(-4.6%)했지만 한국은 기존(-0.5%)대로 유지했다. 지난 4월 무디스는 한국 성장률을 0.1%에서 –0.5%로 낮췄는데, 이는 G20 국가 중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10개국 중 가장 높았다. 무디스는 4월 컨퍼런스콜에서 “한국의 코로나 영향이 다른 나라에 비해 작고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가도 비슷하다. 지난 10일 공개된 OECD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 성장률은 –1.2%(코로나 2차 확산이 없다고 가정)다. 역성장 전망이긴 하지만 G20과 OECD 회원국(37개) 가운데 성장률 조정폭, 절대 수준이 가장 양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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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극적 방역·경기대응이 비결”━
국제사회는 한국 경제 선방의 원인을 방역과 경기대응의 ‘콜라보’로 해석한다. 우선 한국의 성공적 방역, 높은 의료수준이 코로나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을 축소시켰다는 것이다.
세계은행(WB)은 최근 한국을 ‘긴급의료 지정국가’로 선정하며 “한국 정부, 국민의 코로나19 대응 조치에 큰 인상을 받았다. 다른 회원국이 한국 경험을 통해 얻을 교훈이 많다”고 밝혔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식 대응’을 높게 평가했다. NBER은 영국이 코로나에 대응하지 않으면 올해 1~11월 국내총생산(GDP) 손실이 30%, 지금처럼 봉쇄조치를 하면 손실이 20%에 달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대규모 진단검사, 접촉자 관리 등 한국식 방역 정책을 도입하면 손실을 7%로 줄일 수 있다고 봤다.
적극적 경기대응도 호평을 받는다. 기재부에 따르면 1~2차 추가경정예산안 편성 등 코로나 사태 이후 지금까지 정부가 추진한 직접지원대책 규모는 총 250조원, 납기유예·만기연자 등 간접지원 규모는 350조원에 달한다.
안드레아스 바우어 IMF 한국 미션단장은 지난 4월 “코로나 억제를 위한 한국의 전방위적 접근, 신속한 경기대응 정책이 경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완화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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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은 금물”...추가 확산 억제, 3차 추경 ‘숙제’━
국제사회의 긍정적 평가에도 결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최근 코로나 감염자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2차 대유행’ 우려가 커졌고, 방역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한국 코로나 확진자는 25일 하루 사이 39명 증가해 26일 0시 기준 누적 확진자 1만2602명을 기록했다.
경기 대응을 위해 3차 추경안 처리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4일 추경안을 제출했지만 국회는 아직 심의 착수도 못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26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이번 추경은 코로나 장기화로 벼랑 끝에 서 있는 국민 생계와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예산을 집행해 현장 어려움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 추경안을 통과시켜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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