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을 끊자 두 스마트폰에는 네트워크 신호가 끊겼고 '긴급통화만 가능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그 후 5분도 지나지 않아 KT와 LG유플러스 단말이 SK텔레콤 망을 자동으로 연결했다. 신호세기는 최대치로 올라왔다. SK텔레콤 통신망으로 자동 로밍된 KT와 LG유플러스 스마트폰으로 음성통화, 문자메시지, 카카오톡 등이 모두 가능했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SK텔레콤 분당사옥에서 진행한 재난 시 이동통신 로밍 시연에서 KT와 LG유플러스 단말은 무리없이 SK텔레콤망으로 로밍에 성공했다.
앞으로는 지진이나 화재 등 재난으로 통신사의 통신 네트워크가 끊기더라도 연락 불통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정 통신사의 통신 시설이 불타거나 붕괴돼도 다른 통신사의 네트워크망으로 자동 로밍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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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문자·카톡 OK…"실제 재난 시, 순차적 로밍…1시간 내 완료"━
실제 통신재난 발생 시 과기정통부 장관은 해당 지역에 로밍을 허용하고 경보를 발령한다. 시연에서는 곧바로 두 단말기가 로밍에 성공했지만 실제상황에서는 다수 단말이 순차 로밍되기 때문에 피해 지역 단말기가 모두 로밍되는 데는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가 걸릴 수 있다고 이통3사 측은 설명했다.
지난 2018년 11월 KT 아현지사에서 화재가 발생해 통신재난 상황이 벌어지면서 정부와 이통 3사는 재난 시 이동통신 로밍 방안을 마련했다. 이통3사는 각사별로 약 100만 회선을 수용할 수 있는 재난로밍 전용망을 구축했다. 재난 통신사의 사업자식별번호(PLMN)를 비재난 통신사의 기지국에서 송출해 해당 단말기에 로밍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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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E·5G는 자동으로 타통신망 로밍…3G는 타통신사 대리점에서 유심 개통해야━
하지만 3G 고객은 따로 타통신사 대리점에서 유심 개통을 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자동 로밍이 안되기 때문이다. 유심 개통 이후부터 기존 번호로 착신되는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재난 종료 후 기존 통신사에 유심비용과 재난기간동안 사용한 요금을 신청하면 사후 보상이 된다.
장석영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동통신 로밍이 재난시 이동통신서비스 안정성을 한차원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난은 사후 복구보다는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 만큼 재난 대비에서도 세계 최고수준이 될 수 있도록 통신망 안전관리에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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