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나온 원유DLS…올해 만기 400억 투자자들 떨고 있다

머니투데이 조준영 기자 | 2020.06.25 14:40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한 DLS(파생결합증권) 상품규모가 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상품들이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최종 만기평가일의 유가 수준에 따라 원금손실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지난 4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유가를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원금손실이 확정된 DLS 상품이 나오며 투자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일 WTI선물과 브렌트유 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제5371호 DLS'의 최종수익률이 '-47.9597%'로 확정됐다고 공시한 바 있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경기침체가 지속되자 유가수요가 급감하면서 지난 4~5월 WTI 가격은 20~30불대를 횡보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지난 22일 코로나 폭락장 이후 처음으로 40불을 회복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 코로나 2차 확산 등 여러 변수에 따라 언제든 유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은 위험요소다.


◇대부분 조기상환 실패…만기평가가 '관건'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2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원유 DLS 상품은 총 34개로 총 납입금액은 408억7843만원이다. 이중 미상환잔액은 406억7540만원으로 사실상 대부분 상품이 조기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DLS는 주식을 제외한 환율·이자율·원자재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금융상품으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범위 내에서 움직여야 약정수익률을 제공한다. 최초기준가로 설정한 유가의 80~85% 이상을 유지하면 조기상환도 가능하지만,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상품들은 대부분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예상보다 유가 하락폭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원금이 반 토막 난 미래에셋 상품의 경우 3번의 조기상환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대부분 원유 DLS의 만기는 1~2년으로, 당시 유가가 적게는 60불에서 많게는 70불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종 만기평가일에 유가가 40불을 기록해도 원금이 크게 손실되는 상품도 많아 큰 폭의 유가 상승이 단기간에 이뤄져야 한다.



◇어디가 제일 많이 팔았을까


(서울=뉴스1) 최수아 디자이너 = 만기를 하루 앞둔 20일(현지시간) WTI 5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300% 대폭락하며 배럴당 -37.63달러로 뉴욕 정규장 거래를 마쳤다. WTI 선물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하지만 5월물이 급락한 20일 밤(현지시간) 국제원유시장에서 거래가 훨씬 많은 차월물인 WTI 6월물은 하락세를 그치고 반등하고 있다.


예탁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하는 상품 기준으로 NH투자증권이 총 11개 상품을 판 것으로 나타났다. 납입규모도 총 186억4080원에 달한다. 뒤이어 △미래에셋대우(6개, 78억3300만원) △신한금융투자(5개, 49억8900만원) △KB증권(5개, 44억2670만원) △한화투자증권(3개, 20억7180만원) △하나금융투자(1개, 18억393만6000원) △유안타증권(2개, 6억1870만원) 순이다.

가장 먼저 만기가 돌아오는 공모 DLS상품은 브렌트유 선물과 WTI선물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미래에셋대우 '제5395호 DLS'로 만기일은 오는 8월3일이다.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세 번의 조기상환 기회가 있었지만 유가가 해당 기준보다 낮아 모두 실패했고 다음달 29일 마지막 만기평가만을 남겨두고 있다.

만약 평가일에도 현재 유가수준인 40불에 머무를 경우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손실률은 -40%대를 기록해 투자금이 또 다시 반토막이 날 수 있다. 당시 최초기준가가 WTI유 68.49불, 브렌트유 73.21불 등 현재 유가수준 대비 상당히 높았기 때문이다.

가장 많은 원유 DLS를 판매한 NH증권도 마찬가지다. 오는 8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NH투자증권 제3553호 DLS'도 두 번의 조기상환에 실패했다. 만기평가일인 8월 17일 종가가 40불에 머무를 경우 손실율은 30% 후반대까지 치솟는다.

결국 유가가 현재 수준보다 더 오르지 않는 이상 원유 DLS에서의 원금손실은 올해 내내 반복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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