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직고용 논란에…'부러진 펜 운동' 확산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06.25 09:31
온라인 상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반대하는 '부러진 펜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가 지난 22일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을 당초 계획한 자회사 정규직이 아닌 청원경찰로 신분을 바꿔 공사가 직접고용(직고용)하겠다고 밝힌 일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이에 반대하는 '부러진 펜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부러진 펜 운동이란 관련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하고 관련 해시태그를 붙이는 일종의 온라인 시위다. 취준생들에 대한 역차별을 규탄하고 공정하고 평등한 경쟁을 바라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한 누리꾼은 지난 24일 취업준비 카페에 '인국공 사태에 뜻을 모아주셨으면 한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작성자는 "이대로 (인국공에서) 비정규직 인원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면 고스란히 그 피해는 취준생들에게 갈 것"이라며 "뜻을 모아 이번 일에 강경한 뜻을 표현해야 한다"며 부러진 펜 운동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뜻을 함께하는 학우분들은 이러한 사진을 SNS나 프로필 사진에 올려 공론화해주셨으면 한다"라고 참여 방법을 안내하며 동참을 촉구했다.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전개되고 있는 부러진 펜 운동.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부러진 펜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사람들은 부러진 펜 사진에 '부러진펜운동' '인국공사태' '로또취업반대' 등의 해시태그를 달고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며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한 누리꾼은 부러진 펜 운동에 동참하며 "정규직 전환에 적극찬성하지만, 공사 직고용을 통한 전환에 반대한다"며 "어떤 대학에 특채로 대학 정원보다 많은 사람이 입학하는 것이 맞는 건가. 열심히 한 사람들의 동력을 빼앗지 말라"고 적었다.


다른 누리꾼은 "지겹도록 공부했던 날들이 다 물거품처럼 느껴진다" "청년들의 노력이 배신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취준생과 인국공 직원분들이 목표를 위해 들인 시간을 기만하는 결정" 등의 말을 덧붙이며 참여 의사를 밝혔다.

부러진 펜 운동을 오프라인에서 한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부러진 펜 운동의 오프라인 참여 방법을 안내하는 사진을 올렸다. 직접 연필을 부러뜨려 인천공항청사에 마련된 부러진 연필 수거함에 넣자는 것.

한편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비롯해 온라인 상에서는 인국공 정규직 전환과 관련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비정규직은 없어져야 할 제도이고, 제도가 바뀌는데 손해를 보는 사람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 "취준생이 지원하는 직무와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직무는 다르다" 등의 의견과 "노력이 산산조각 났다" "(반대 운동에) 동참하겠다" 등의 목소리가 함께 나오고 있다.

앞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해당 청원에는 25일 오전 8시 10분 기준으로 21만 9745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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