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투자받았다" 버젓이 공시했던 대부업체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0.06.25 06:15

(종합)



옵티머스자산운용 환매 연기 사태와 관련해 이 펀드 자금이 흘러간 대부업체가 이미 지난해 말 감사보고서 상에 이미 해당 펀드로부터 투자받고 있다는 내역을 공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3월말 펀드 이름을 검색만 해봤어도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지난 3월말 2019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 이 감사보고서에는 대부디케케이에이엠씨가 발행한 사채 내역에 이번에 문제가 된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가 등장한다.

이에 따르면 대부디케이에이엠씨는 지난해 사채발행 내역에 크리에이터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와 5호, 8호, SMART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 헤라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1호를 기재했다. 이들 5개 사모펀드는 지난해 6월과 7월 집중적으로 조성됐고, 연이자율은 4.0~4.6%, 만기일은 기재되지 않았다. 이들 5개 펀드를 통해 조달한 자금 내역은 499억5000만원 규모로 기재됐다.



이 회사는 2018년과 2019년 매출액이 각각 16억원과 81억원에 그친다. 영업이익은 적자인데 회사채로만 약 500억원을 조달한 것이다. 이 회사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주로 투자한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이동열 대표이사가 대표직을 맡고 있다. 주식도 이 대표가 100% 보유한 사실상 개인 회사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관공서 확정매출채권을 담겠다고 하고서 다른 자산을 펀드에 담아 펀드 환매가 연기된 상태다. 지난 18일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에서 총 390억원 가량 환매 연기가 발생했고, 이번주 만기가 도래하는 것까지 연장될 경우 환매 연기금액은 약 700억원으로 늘어난다.

옵티머스자산운용은 자금 대부분을 관공서 매출채권이 아닌 대부디케이에이엠, 씨피엔에스, 아트리파라다이스, 엔드류종합건설, 라피크 등 5개사의 사모사채를 담는데 썼다. 이들은 다시 자금을 관급공사 수주와는 거리가 먼 지방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이나 골프연습장, 유람선 사업 등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펀드에 관공서 매출채권을 담는다고 해놓고 다른 사모사채를 담고 버젓이 공시까지 한 셈"이라며 "판매사들은 실제 다른 사모사채 편입을 인지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전에 해당 공시를 발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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