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위비 50억불" 요구에 文의 반박, 볼턴의 기록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6.22 12:28

볼턴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 文-트럼프 간 방위비 관련 설전 자세히 소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미군 주둔 비용 50억달러를 받지 못하면 주한미군을 철수하라고 위협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사진=AFP
오는 23일(현지시간) 출간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그것이 일어난 방'에서 방위비 인상을 압박한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을 자세히 소개했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11일 문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해 진행한 한미 정상회담 당시 업무 오찬에서 주한미군기지 문제를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에 TV를 수출하는 특전을 누리면서 미국이 연간 40억달러를 잃고 있다면서 미국이 주한미군기지 비용으로 연간 50억달러를 쓰고 있다고 말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기술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 일본 등 다른 나라들은 "상당히 더 많이" 지불하는 것을 제안했다면서 다음 협상에서 한국이 좀 더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은 많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하고 있고 기지 비용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가 너무 높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판문점 회동을 했던 지난해 6월30일, 청와대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방위비 문제를 꺼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람들이 방위비 문제에 대해 얘기하고 있으며 자신이 이 문제 덕에 대선에서 당선될 수 있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땅을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을 지키기 위해 머무르는 부지에 대한 부동산세를 내서는 안된다며 '아마도 평화롭게 되면 우리는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를 전제로 달았지만 방위비 문제를 압박하기 위한 주한미군 철수를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국방예산에만 GDP의 2.4%를 부담하고 있는데 이는 미국의 모든 동맹국 중 최고 수준"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이 한국에 주둔한 지 70년이 지났고 이제 자신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 한국을 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미국의 방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한국이 모두 받기만 한 건 아니라고 주장한 것으로 돼 있다. 베트남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때 군대 파병 등을 예로 들며 반박했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50억달러를 원했고, 내게 협상을 주도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그 전에 누구와 상대했냐고 물어본 뒤 다른 사람을 찾아보라고 제안했다면서 "이는 정(의용 국가안보비서질장)을 유쾌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으로 한국에서 50억달러, 일본으로부터 80억달러를 받아내는 길은 모든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면 당신은 매우 강력한 협상 지위를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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