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판문점 만남"…文대통령 동행 꺼렸다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6.22 08:37

볼턴 전 보좌관 회고록 중 "트럼프 '큰 기회 놓치고 싶지 않다'며 文대통령 동행 거절"

/사진=구글 북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신의 회고록에서 지난해 6월 30일 남북미 3자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두 문재인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않았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공식 출간되는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30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미국 측이 문 대통령의 동행을 수차례에 걸쳐 거절했지만 문 대통령이 동행 입장을 계속 고수해 관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실과 달리 김 위원장이 자신에게 만나자고 요청했다고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도 같이 가서 만나면 보기에 매우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지만,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에게 말한 것과 상반되는 것이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한미 정상 대화에 끼어들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만남의 형식을 포함, 북한 측과의 조율 내용을 전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한국 땅에 들어섰을 때 자신이 그곳에 없다면 적절하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자, 다시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문 대통령의 동행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비무장지대(DMZ)에 미국 대통령과 한국 대통령이 함께 가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장을 꺾지 않았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 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경호처가 일정을 조율하고 있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재차 거절했다고 볼턴 전 보좌관은 주장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DMZ내 오울렛초소까지 동행하겠다면서 그다음에 무엇을 할지는 그때 정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자 그제야 트럼프 대통령은 함께 갈수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과 판문점에서 만났다. 이후 김 위원장의 안내로 MDL을 넘어 북한 땅을 밟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다시 남측으로 넘어와 대기하던 문 대통령과 사상 첫 남북미 정상 회동을 가졌다.

한편 볼턴 전 보좌관은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문 대통령과 다른 의제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면서 "문 대통령으로서는 비핵화보다 남북관계를 강조할 가능성이 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를 앞두고 북한 관련한 '좋은 소식'을 원했다. 이를 위해 비핵화가 우선 과제였다"고 언급했다.

(로이터=뉴스1) 신웅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회동을 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