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못 몽둥이' 중국-인도의 국경분쟁, 발단은 '100년전 조약'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6.20 08:57

28억 인구가 3488km걸쳐 맞붙다…中·인도 분쟁격화

인도의 반중 시위대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진을 들고 있다. /사진=AFP

인도와 중국 간 갈등의 골이 걷잡을 수 없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밤 국경분쟁지인 카슈미르 라다크 지역에서 난투극이 일어난 이후, 잠재적으로 핵 보유국인 양국 간 전쟁으로 확대될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군과 인도군 600여명은 지난 15일 밤 인도 북부 라다크지역 분쟁지 갈완계곡에서 무력충돌했다. 이로 인해 인도 군인 최수 20명이 목숨을 잃고 중국 측도 수십명이 다쳤다.

/사진=트위터


이 가운데 중국군이 당시 못이 박힌 쇠몽둥이를 휘둘렀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인도의 국방 분석 전문가인 아자이 슈클라는 중국군이 15일 당일에 인도군에게 휘두른 것으로 추정되는 못 수십여개가 박힌 몽둥이 사진을 공개했다. 그는 "야만적인 행위는 반드시 규탄돼야 한다"며 "이것은 깡패들이 할 짓이지 군의 활동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중국군이 이날 사망한 인도 군인의 시신도 훼손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인디아투데이 등 인도 매체는 지난 15일 중국과의 난투극 끝에 사망한 인도군 20명 가운데 일부 시신이 훼손, 절단된 상태였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인도와 인접한 티베트 지역에 격투기 선수 출신으로 구성된 5개 민병대도 새로 편성해 배치할 계획이다. 창설된 민병대는 쉐잉(雪鷹·매) 항공순찰대, 쉐거(雪鴿·비둘기) 극지통신대, 쉐랑(雪狼·늑대) 극지등반부대, 쉐후(雪狐·여우) 산악 급속대응부대, 쉐아오(雪獒·사자개)고원전투부대 등이다. 이 중 쉐아오 고원전부투대는 국내외 대회에서 수차례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격투기 클럽 팀원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인도 양국은 1996년에 국경 지대 최전방 순찰대의 총기나 폭발물 휴대를 금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격투기 출신 선수 민병대를 인도와의 접경 지역에 배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도 국경분쟁 언제부터?


플래닛랩스가 찍은 카슈미르 라다크 지역의 위성 사진. /사진=APF
이 같은 사건의 발단은 어딜까. 중국과 인도는 국경선을 두고 오래 전부터 충돌을 빚어 왔다.

현재 중국과 인도의 국경선은 영국이 그은 것이다. 1911년 중국에서 청 제국이 완전히 몰락하자 1913년 인도와 접해 있던 티베트가 독립을 선언했다. 영국은 이를 받아들여 1914년 인도와 티베트의 국경선을 획정하는 조약을 체결했다. 티베트를 통해 남하하는 러시아를 견제할 계획이었다.


이 조약을 주도한 외교관의 이름을 따 흔히 '맥마흔 라인'이라고 불리는 인도-티베트 국경선은 히말라야 산맥의 많은 부분이 인도로 넘어가 있다.

중국은 이 국경선이 식민지 시대에 맺은 불평등 조약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인도는 자국에 유리한 맥마흔 라인을 국경선으로 주장하고 있다. 중국과 인도는 1962년 약 한달간 전쟁까지 벌였으나 아직까지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3488km에 이르는 실질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14억3700만명 인구의 중국과 13억6600만명의 인도가 맞붙는 것이다.



美-中 신냉전 산유물 될까


인도 군인의 장례식에 몰린 수많은 인도 시민들. /사진=AFP
오랜 국경 분쟁은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 구도가 더해지며 격화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관계 강화에 나섰다. 우선 국영통신사 BSNL의 통신망 구축 등에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기업 제품 사용을 금지하도록 할 방침이며, 조달 분야에서도 중국 업체 배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부터 미국은 화웨이와 ZTE에 대한 제재를 가하며 전세계에 동참을 호소했다.

하시 팬트 런던 킹스칼리지 국제관계학 교수는 이번 위기를 양국 관계의 변곡점이라고 표현하며 인도의 외교 정책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팬트 교수는 이번 사건으로 인도는 지정학적인 요소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인도·호주·러시아·한국까지 확대해 중국에 대응하는 글로벌 연합체를 구성하려는 미국에 더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다는 것.

그는 "그동안 인도는 미국과 중국 양쪽에 등거리를 유지하는 딜레마를 겪어 왔다"며 "어떤 면에서 이 일은 인도가 외교 정책을 자유롭게 하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2세 신발 만든 지 5개월 만 파경…지연, 황재균 흔적 싹 다 지웠다
  2. 2 33평보다 비싼 24평…같은 아파트 단지인데 가격 역전된 이유
  3. 3 "명장 모셔놓고 칼질 셔틀만" 흑백요리사, '명장·명인' 폄하 논란
  4. 4 티아라 지연·황재균 이혼 인정…"성격 차이로 별거 끝에 합의"
  5. 5 "국민 세금으로 '불륜 공무원 커플' 해외여행" 전남도청에 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