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옵티머스 펀드사태, 의문점 3가지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0.06.20 06:10
여의도 증권가 / 사진=머니위크

옵티머스자산운용에서 약 4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배경을 두고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안정적인 관공서 확정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사모펀드까지 사고가 터지면서 "모든 사모펀드를 믿을 수 없게 됐다"는 자조섞인 반응이 나온다.

아직 사태 초기고, 펀드 잔액도 5000억원 가량인 만큼 펀드 전체에 색안경을 끼긴 이르다. 그러나 펀드 부실화 원인에 대해 자산운용사와 판매사 간 입장이 다르고, 펀드 운용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점도 드러나는 등 사태가 의문 투성이다. 금융감독원도 이날부터 진행되는 현장검사에서 이같은 점을 상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다.

안전자산 담는다더니, 알고보니 부실채권·PF로 채워진 펀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운용하던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 제25호, 26호'에서 환매 연기 사태가 발생했다. 환매연기금액은 NH투자증권이 217억원, 한국투자증권이 167억원으로 390억원 가량이다.

당초 약속했던 관공서 확정 매출채권 대신, 다른 비상장사의 사모사채를 담은 것이 환매연기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에 환매가 연기된 펀드에는 주로 NPL(부실채권), PF(프로젝트파이낸싱) 등이 채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관건은 고의성이다. 판매사들은 자산운용사가 다른 자산을 편입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펀드명세서까지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운용사 측은 자신들도 속았다는 입장이다.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는 "딜 소싱을 H 법무법인에 맡겼는데 이곳에서 채권을 위조한 것 같다"며 "이와 관련해 해당 변호사가 판매사와의 대책회의에 나와서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까지 했는데 우리가 사기쳤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H 법무법인에서 자산을 최대한 회수하기 위해 대형 로펌 2곳을 선임했다"며 "판매사들과 펀드 자산 중 가치가 있는 채권들은 더 자금을 투여해서라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판매사들 "옵티머스 측 해명, 납득 안된다"

그러나 판매사들은 펀드 운용에 책임이 있는 자산운용사가 딜 소싱 자체를 외주에 주고, 자산 부실화 여부를 몰랐다는 것 자체를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펀드 운용은 운용사의 고유 업무이기 때문에 운용보수를 받는 것"이라며 "변호사가 (채권)위조를 했다고 사과하긴 했지만 위조를 자기 판단으로 했는지, 운용사 지시로 한 건지는 밝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펀드 운용 과정에서 옵티머스자산운용은 다른 사모펀드와 달리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공모펀드처럼 수탁은행과 사무수탁회사에 직접 지시를 했다.

사무수탁회사는 펀드 기준가를 산출하는 등 펀드 회계업무를 도맡는 곳이고 수탁은행은 운용사의 지시 대로 펀드 자산을 편입한다. 이 과정에서 사무수탁회사인 예탁결제원에 실제 편입자산과 다른 자산 내역을 보내는 방식으로 펀드명세서를 위조했다는 것이 예탁원 측 입장이다.

공모펀드의 경우 수탁은행에 펀드 감시 기능이 있지만 사모펀드는 이 같은 규제에서 자유롭고, 사모수탁회사의 경우 수탁은행보다 더 권한이 적어 개입하기 어렵다. 사실상 사모펀드는 관리영역을 벗어나 있었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위원회에서도 지난 4월 사모펀드 제도 개선안에 수탁은행과 PBS의 사모펀드 감시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지만 사모수탁회사는 포함되지 않았다. 제도 개선안은 자본시장법 개정 사항이라 통과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제도가 마련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판매사들이 펀드가 이상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자산 내역을 들여다보려고 해도 예탁원 펀드명세서밖에 볼 수 없었다"며 "수탁은행에서 실제 편입자산을 알고 싶어도 판매사들은 운용행위에 참여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돼 눈뜨고 당할 수 밖에 없어 제도에 맹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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