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년]"몸에 TNT 두르고 적 탱크로 뛰어들던 학우들 기억 생생"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6.19 07:02

중 2학년 때 펜 대신 총들었던 권정열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서 전쟁 기록영화 상영도 못하다니…"

권정열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이 16일 오전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6·25 전쟁 당시 학도의용군들의 영웅담을 설명하던 중 조국을 위해 희생한 학우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2020.6.15/© 뉴스1 최칭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6·25 전장터에 뛰어들었을 때 내 나이 17세, 중학교 2학년이었다."

6·25전쟁 70주년을 앞둔 16일 펜 대신 총을 들고 포항전투에 나섰던 권정열(88)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이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조국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16일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만난 권 지회장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0년 8월11일 포항시 남빈동에서 친구들과 함께 국군 3사단에 자원 입대해 공병대에 배속됐다. 당시 그는 동지상공중학교(현 동지고) 공과 2학년에 재학 중이었다.

권 지회장은 "지금의 포항의료원 뒤쪽에서 국군과 함께 생활하다 8월 중순 옛 포항역으로 이동하던 중 북한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어 "첫 전투에서 북한군을 흥해쪽으로 퇴진시키면서 많은 학우와 국군이 희생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는 "포항시 북구 우현동에 있던 북한군 5사단 탱크부대가 포항 시가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학도의용군과 국군이 결사대를 결성했고 육탄전으로 막아냈다"며 "결사대의 기세에 눌린 북한군 탱크부대가 단 1대도 시가지로 들어오지 못한 채 후퇴했다"고 회고했다.

권 지회장은 "적의 탱크를 막으려고 학우들이 몸에 TNT 폭탄을 두르고 탱크 앞으로 뛰어들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탱크부대를 격퇴시킨 후 9월13일 장사상륙작전이 감행되자 북한군 병력이 장사로 올라갔고, 이때 국군과 학도의용군들이 함께 밀고 올라가 적을 격퇴시켰다고 했다.

권정열(88)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이 1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6.25전투 당시 조국을 위해 전장터로 뛰어들어 목숨을 바쳤던 학우들을 생각하며 당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권 지회장은 "학생 성금 등으로 건립된 전국 유일의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저작권 문제로 "학도의용군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포화 속'으로와 장사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잊혀진 영웅들'을 상영하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정부와 포항시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학도의용군 전승 기념관은 포항 한 곳에만 있다. 2020.6.1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권정열(88) 학도의용군 포항지회장이 16일 오전 경북 포항시 북구 용흥동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6.25전투 당시 조국을 위해 전장터로 뛰어들어 목숨을 바친 학우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2020.6.16/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그는 포항 지리를 잘 아는 친구 2명을 함께 통신병과 전령으로 차출돼 많은 전투에 참전했고, 국군과 함께 강릉에서 38선을 넘어 원산까지 진군했다.


권 지회장은 "학생 성금 등으로 건립된 전국 유일의 학도의용군 전승기념관에서 저작권 문제로 "학도의용군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포화 속'으로와 장사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 '잊혀진 영웅들'을 상영하지 못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정부와 포항시가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북한이 군사행동을 하겠다는 등 우리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내 나라 내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지, 힘이 닿는데까지 알리겠다"고 덧붙였다.

학도의용군들은 북한군 최정예 부대인 5사단과 12사단 등에 맞서 낙동강 전선인 포항 기계·안강전투와 '피의 전투'로 불리는 형산강전투에 참전해 큰 공을 세웠다.

생존 학도의용군과 학도병들은 인민군 유격부대인 766부대 등과 치열한 교전을 벌였던 1950년 8월11일을 기념해 해마다 포항여고 앞과 전승기념관에 모여 현충일과 별도로 추념식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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