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의 힘…LG전자, 2분기 최악의 보릿고개 넘겼다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 2020.06.17 05:30

신가전·프리미엄 가전의 저력…3Q 매출 회복이 관건

코로나19(COVID-19) 확산으로 보릿고개가 예상됐던 2분기 글로벌 가전 대전에서 LG전자가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공기청정기와 스타일러, 건조기 등 헬스케어 가전과 프리미엄 가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가 선전하면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분석이다.


2Q 영업이익 4000억원 사수하나…"5~6월 소비심리 회복"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최근 4000억원대를 회복하며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이달 들어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들 대부분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예상했으며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 5000억원 돌파까지 전망하며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물론 지난해 2분기 영업이익(6522억원)과 비교하면 낮은 수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4월부터 발생한 유례없는 비상사태를 감안하면 예상보다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2분기엔 한국 가전업체의 핵심 시장인 북미·유럽에 생산공장이 연이어 가동을 중단하고 유통매장도 문을 닫는 이중고가 덮쳤다. LG전자는 상황을 섣불리 낙관하지 않으면서도 5월 이후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지난 4월에 바닥을 찍은 후 5~6월에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6월 전까지 작년 수준으로 매출이 회복되긴 어렵겠지만 상황이 나은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고 밝혔다.


신가전·프리미엄 가전의 힘


LG전자는 지난 4월 말 출시한 원바디 세탁건조기 ‘트롬 워시타워’가 판매량 1만대를 넘어섰다고 전했다.(LG전자 제공) /사진=뉴스1
내수 비중이 높은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로 위생·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신가전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인 데다 국내 시장에서 '스팀가전'이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5월 말 기준 트롬 스타일러 플러스의 국내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대비 30% 이상 증가했고, 지난 3월 출시한 트롬 건조기 스팀 씽큐 판매량 비중은 5월 들어 70%까지 오르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다른 업체에 비해 신가전과 프리미엄 제품 비중이 높아 경기 불황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도 강점이다. 올 1분기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13.9%로 미국 월풀(6%)의 2배 이상 높았다. 2분기 전 세계 가전업체가 일제히 판매 급감을 겪는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높은 LG전자의 실적 타격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해외 판매 비중이 높은 TV 사업은 타격이 크지만 지난달부터 판매 정상화 조짐이 엿보인다. 북미 최대 가전 유통점인 '베스트바이'는 이번주부터 전체 매장의 80% 이상(8000여개)을 재오픈한다. LG전자의 주력 프리미엄 라인인 OLED TV는 2분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6.4% 성장할 전망이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가전 매출에서 30%를 차지하는 내수시장이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난 이후 스팀가전 중심으로 수요가 양호하다"며 "재택 시간이 증가하며 TV 수요 감소폭도 작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3분기 매출 회복·2차 유행 여부 관건


관건은 3분기 이후 실적 추이다. 업계에선 상반기에 주춤한 가전 수요가 하반기 이후부터 V자 반등을 보인다면 연간 영업이익을 방어할 수 있다고 내다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의 올해 연간 매출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영업이익(2조4686억원)은 지난해(2조4361억원)보다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 3분기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회복할 경우 연간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며 "단 코로나19가 하반기에 2차 유행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하반기 상황을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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