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몬, 나노멤브레인 사업다각화…이번엔 농업용 신소재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 2020.06.23 10:18

경북농업기술원과 나노 과수봉지 공동개발…올해 韓·日 포도농가에 시범적용 후 본격 보급

나노멤브레인 과수봉지/사진제공=경북농업기술원
나노소재 전문기업 레몬이 경북농업기술원과 공동개발한 '나노멤브레인 과수봉지'(이하 나노봉지)를 국내외 포도농가에 시범 적용한다. 올해 시험결과를 토대로 내년에는 국내외 농가에 본격적으로 보급한다는 계획이다. 노스페이스 아웃도어 의류, 생리대, 마스크에 이어 이번 농업용 신소재 진출로 레몬의 나노멤브레인 사업 다각화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레몬과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5월 말부터 경북 포도주산지인 김천, 상주, 경산지역 50개 포도농가에서 나노봉지 시제품 총 10만장을 시범 적용키로 했다.

나노봉지는 과실 전체에 씌우는 봉지에 나노멤브레인을 일부 적용한 제품이다. 통상 농가에서는 해외 수출 시 검역상 문제가 되는 병해충, 농약 오염, 조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과실 전체에 봉지를 씌워 재배한다.

문제는 봉지 내 온도와 습도다. 기존 일반 봉지는 내부 온도와 습도가 높아져 탄저병, 과피갈변, 과실 열과 등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나노봉지는 높은 통기성으로 과수 봉지 안의 공기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한편 열을 외부로 배출시키고 습도를 조절한다.

뿐만 아니라 유해한 곰팡이와 세균 침입을 막을 수 있어 봉지 재배 효과를 증대시킨다. 실제 지난해 샤인머스켓 포도에 적용해 재배시험을 한 결과 탄저병, 과피갈변, 과실 열과 등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상품성 향상에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나가노현에서 나노멤브레인 과수봉지 도입을 위해 회의하고 있다./사진제공=레몬
레몬은 올해 농가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포도농가에 나노봉지를 보급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나가노현이 현지 포도농가에 나노봉지를 시험 적용키로 하면서 수출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나가노현은 올해 '샤인머스켓'과 나가노 대표 포도인 '나가노 퍼플' 각각 1000송이씩 2000송이에 나노봉지를 시범 사용키로 했다. 시험재배 결과에 따라 일본 농업협동조합인 JA(Japan Agricultural Cooperatives)가 내년에 전 일본으로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시노하라 JA 기술 담당 원예과장은 "나가노 퍼플이 한송이(400~450g)에 3300엔(약 3만7000원)인데 가장 큰 문제가 열과였다"며 "나노봉지가 열과 현상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국 소주 시에서도 올해 2000송이 정도 나노봉지로 시범재배 후 내년 확대적용을 검토한다.

레몬과 경북농업기술원은 나노봉지가 국내외 과수농가의 수익성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포도뿐 아니라 복숭아, 참외 등에도 적용을 확대하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농업기술원 연구원은 "복숭아 연구소에서는 이미 예비시험을 시작했다"며 "과일마다 나노멤브레인 크기와 봉지 색에 때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가장 효과가 좋은 형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청포도인 샤인머스켓의 경우 나노멤브레인의 크기를 10㎝*10㎝로 하고 초록색 봉지를 사용했을 때 가장 효과가 좋았다. 거봉은 흰색, 복숭하는 노란색 봉지색을 써야 한다.

한편 레몬은 최근 나노멤브레인으로 채소를 감싸 보관했을 때 신선도가 확연히 유지되는 것도 확인했다. 풋고추를 태양에 그대로 노출한 경우와 일반 원단(천)으로 싼 경우, 나노멤브레인으로 싼 경우를 4시간 후 비교해본 결과 풋고추의 상태가 확연히 달라진 것을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레몬 관계자는 "나노멤브레인이 자외선 차단에도 유효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과수봉지 뿐 아니라 골프우산, 양산 등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풋고추 보관 상태에 따른 신선도 비교. 4시간 동안 직사광선 아래 그대로 노출된 풋고추(왼쪽)와 면으로 감싼 풋고추(가운데), 나노멤브레인으로 감산 풋고추(오른쪽)의 상태가 육안으로도 확연히 다르게 보인다./사진제공=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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