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끝나면 OPEC 의존 더 커진다…美셰일업계 찬바람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6.15 03:29

저유가 기조 계속되면서 셰일 등 원유 개발 투자 급감…"2025년쯤 원유 공급 부족 기틀 될 것"

셰일오일 시추 드릴. /사진=AFP

'코로나19'(COVID-19)의 전세계 확산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원유 개발 투자도 덩달아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유가 하락을 이끌어온 셰일 등 투자도 급감해 장기적으로는 적정 수준 이상의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4일 블룸버그통신은 "일단 코로나19 사태에서 벗어나면 세계 석유시장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산 원유 의존도가 더 커지는 놀라운 변화를 맞이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발 경기 침체로 전세계 석유와 가스 개발 투자는 약 2500억달러(약 300조원) 줄어든 것으로 추산된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셰일 등 원유 개발 장기투자액이 지난 5년간 60% 감소해 약 370억달러로 줄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비(非) OPEC 산유국의 원유 공급 증가세를 멈추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투자 감소는 전문가들이 2~3년 뒤 유가를 예측할 때 중시하는 여유생산능력(SPC) 감소로 이어진다.

특히 전통 유전보다 훨씬 단기간 안에 원유 생산 중단이 가능한 미 셰일 업계의 투자액은 절반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미 셰일석유 업체들은 지난 4월 20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마이너스(-)37.63달러(4만5500원)까지 추락하자 일부 유정 가동을 중단하면서 석유생산을 줄인 바 있다.

최근 미국 유가가 배럴당 40달러에 육박하면서 가동을 멈췄던 미 셰일석유 유정들이 속속 재가동에 들어가고 있기는 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7월 인도분(12일 종가 기준)은 36.26달러 수준이다. 유가회복에 자극받아 미 파슬리 에너지, WPX 에너지 등 주요 셰일석유업체들이 이달 초부터 일시 폐쇄했던 유정을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새 유정 개발을 부추길 만큼의 가격 회복은 아니어서 기존 유정 가동에 그친다는 것이다. 미 셰일 유전의 원가는 배럴당 30~110달러 사이다. 셰일유정은 기존 유정과 달리 쉽게 고갈되기 때문에 새로운 셰일 유정을 해마다 찾아 뚫어야 한다. 유전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미국내 신규 유정 시추 건수는 70% 넘게 급감했다.

IHS마킷 부사장 라울 르블랑은 "새 유정 개발이 없으면 미국의 내륙 석유생산이 30% 넘게 급감할 것"이라면서 이는 전세계 그 어느 곳보다 가장 가파른 산유랑 감소폭이 된다고 우려했다.

골드만삭스의 미첼 델라 비냐 에너지산업연구실장은 "석유시장 점유율 관점에서 보면 OPEC은 앞으로 몇 년 안에 확실한 승자가 될 것"이라며 "셰일 등 원유개발 투자 부족은 결국 OPEC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 분석 전문가인 페르 마그누스 니스벤도 "경기 침체 속에 원유 개발 투자 지연이 발생하면서 향후 공급 부족의 기틀이 마련됐다"면서 "2025년쯤 중동의 OPEC 회원국들은 유가의 균형을 다지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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