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쓰는둥 마는둥 운동후 식사 함께…아찔한 주간요양소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6.11 14:45

취약층 어르신케어 최전선…복지관처럼 문닫기 힘들어
하루종일 밀접생활…고령 확진 증가 속 집단감염 '비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 올해 첫 폭염주의보가 발효됐던 지난 9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쪽방촌에 거주하는 한 노인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20.6.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오늘 마흔 분 좀 넘게 오셨어요. 마스크도 잘 쓰고 계시고…다들 답답하죠."

서울 마포구 소재 한 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다.

폭염이 짧은 비로 잠시 누그러진 11일 오전, 이 복지센터에서는 방문 노인들을 위한 율동 프로그램이 한창이었다. 팔을 돌리고 고개를 움직이면서 몸에 열이 오르자 일부 노인들은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거나 턱까지 내려서 걸쳤다. 거칠게 숨을 쉬다가 화장지를 꺼내 침을 뱉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여러명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했다. 넓은 강당을 실내 운동장이자 강당처럼 쓰고 있는 이 복지센터는 앞서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부화당)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에게서 감염을 옮은 구로 중국동포교회와 상황이 비슷했다. 해당교회 쉼터는 남성과 여성이 큰 방을 다같이 쓰면서 확진자가 폭증한 바 있다.

노인복지센터에 대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버복지관과 경로당 등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시설은 대부분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주간에만 운영되는 요양원 격인 실버데이케어센터(치매·노인성 질환자 보호소)나 노인복지센터 등은 여전히 운영 중이다. 현장을 취재한 결과 강북권 여러 곳의 이런 센터가 중단없이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구에 있는 한 데이케어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 등록한 어르신들이 계속 오고 있다. 새로 오는 분들은 당분간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무더위 속 오갈 곳 없이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정서상 좋을 수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우려된다. 이를 의식한 듯 한 노인복지센터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를 창문쪽으로 돌려서 사용해서 최대한 환기하고 있다"고 사정을 설명했다.


보건계통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대중이 모이는 공간 방문을 자제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엄중식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여름철이라고 주의해야 하는 게 따로 있는 것 아니다. 외출을 말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고,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도 "65세 이상 노인은 창문이 없거나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장소에서의 모임은 가지 말아야 한다"며 "불가피하게 참석하더라도 식사, 노래부르기 등은 자제하고 마스크 착용과 손세정제를 사용해 주실 것"을 요청한 바 있다.

65세 이상 고령층 환자는 부천 쿠팡신선물류센터와 애플 수리서비스·콜센터인 유베이스, 서울 리치웨이발 확진자 증가와 함께 계속 늘고 있다. 중대본 등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74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26.6%를 차지한다.

특히 리치웨이 관련 환자 중 54%(46명), 수도권 개척교회 관련 환자의 31.5%(29명)가 65세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확진자 증가는 중증환자, 사망자 숫자와도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현재 위중한 상태 환자가 6명, 중증인 상태 환자가 9명이다. 사망자도 3명 발생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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