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가 한미 증시 휩쓴 비결…"1회 충전으로 1920㎞ 달린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0.06.09 15:52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의 주가가 8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 2배로 뛰었다. 지난 4일 나스닥에 상장된 이 기업 주가는 3거래일 만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 포드의 시가총액(약 300억달러)에 근접했다.

2년전 니콜라에 지분 투자를 하고 수소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9일 일제히 급등했다. 니콜라 열풍에 미국과 한국 증시가 기대감으로 들썩인 것이다.

2015년 트레버 밀턴 니콜라가 설립한 니콜라는 수소트럭 분야의 테슬라로 통한다. 2018년과 2019년 한화, 독일 보쉬, 이탈리아 CNH 인더스트리얼(이베코 트럭 제조사)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니콜라는 수소 1회 충전으로 1200마일(약 1920km)을 달릴 수 있는 수소트럭(FCEV)을 개발하고 있다. 유럽시장을 겨냥한 전기 배터리 트럭(BEV)도 또 다른 야심작이다.

니콜라는 현재 미국 피닉스 인근인 쿨리지에 최첨단 제조 공장을 짓고 있는데 이르면 2023년 수소트럭 양산이 가능하다. 이미 100억달러(약 12조원)가 넘는 1만4000대 이상의 수소트럭을 선주문 받은 상태다.

사업 범위는 수소트럭 제조에만 그치지 않는다. 미국과 캐나다 전역에 2027년까지 수소 충전소 800여개를 지을 예정이다.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세계적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와는 이미 수소트럭을 이용한 물류 대행 계약까지 끝냈다.

업계 관계자는 "수소기반의 자율 주행 트럭으로 전 세계의 물류 인프라를 완전히 바꾸겠다는 것이 니콜라의 포부"라며 "이 청사진이 수소트럭 수주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수소트럭을 바탕으로 '제로 에미션(폐기물 등 배출 제로)' 혁신을 일으키는 게 니콜라의 사업모델이다.

이 같은 혁신은 무엇보다 실제 수소트럭이 만들어져야 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뱃지'(니콜라의 수소트럭 모델명)가 생산되려면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파트너 관계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그럼에도 니콜라에 시장이 열광하는 까닭은 수소트럭이 내연기관이나 리튬이온배터리 기반 트럭 대비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뱃지의 기능은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훨씬 능가한다.

미국 에너지부(DOE)와 맥킨지가 40톤급 트럭의 구동계 무게를 비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디젤엔진은 7.5톤이며 이를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하면 10톤으로 중량은 훨씬 늘어난다.

하지만 이를 수소연료전지로 대체하면 7톤이면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 높은 출력을 내기 위해 추가로 탑재해야 하는 동력원 무게에서 수소연료전지가 훨씬 유리한 것. 수소연료전지가 장거리 운행을 해야 하는 트럭에 최적화된 셈이다.

한화그룹은 수소트럭 열풍에 올라탄 니콜라와 사업 합작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화종합화학은 니콜라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한 상태다. 한화에너지는 니콜라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적으로 공급할 권한도 가졌다.

양사의 수소트럭 협력은 철저히 역할이 나눠진다. '수소 에너지 기반' 자율 주행 트럭 사업은 니콜라가 추진하되, 수소 생산단계인 업스트림(upstream), 저장 및 수송단계인 미드스트림(midstream), 사용 단계인 다운스트림(downstream) 등 수소 밸류체인 전체를 돌리는 것은 한화그룹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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