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이사장 "쉼터 소장,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들어 해"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6.07 14:45

"자신의 삶 송두리째 부정 당한 것 같다고 호소"
"할머니들의 동지이자 벗으로 16년 살아오신 분"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입장문 발표를 마친 후 질문하는 취재기자를 응시하고 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이곳 소장 손 모 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020.6.7/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이나영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 세상을 떠난 '평화의 우리집' 소장 A씨(60)가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들어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7일 서울 마포구 연남동 '위안부' 피해자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소장께서 6월6일 낮 파주 자택에서 영면에 드셨다"며 "고인을 갑작스레 떠나보내게 돼 너무나 비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했다"며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 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하셨다"고 설명했다.

7일 경기 파주경찰서는 지난 6일 오후 10시35분쯤 A씨의 전 직장동료로부터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파주시 파주읍 자택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어 현재로선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유서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정의연이 운영하고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의 소장으로, 2004년부터 평화의 우리집 일을 도맡아왔다.

이 이사장은 "고인은 그동안 개인의 삶은 뒤로 한 채 할머니들의 건강과 안위를 우선시하며 늘 함께 지내왔다"며 "기쁜 날에는 할머니들과 함께 웃고, 슬픈 날에는 할머니들을 위로하며 그렇게 할머니들의 동지이자 벗으로 그리고 딸처럼 16년을 살아오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생을 피해자에게 헌신한 고인을 위해 불필요한 관심과 억측을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이 이사장은 "먼저 가신 고인의 부모님, 함께 생활한 이순덕, 김복동 할머니 등과 함께 하늘나라에서 생전의 미소 그대로를 보여주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장례 일정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A씨가 소장으로 있던 평화의 우리집은 2012년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명성교회로부터 무상으로 임대받아 사용하고 있는 곳이다. 이 쉼터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 1명이 거주하고 있다.

정의연의 회계부실과 후원금 유용 논란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최지석)는 지난달 21일 정의연의 위안부 피해자 쉼터 중 한 곳인 평화의 우리집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A씨의 부고가 알려진 후 서부지검은 이날 "평화의 우리집 소장 사망 소식과 관련해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갑작스러운 소식에 서부지검도 그 경위를 확인 중"이라며 "흔들림없이 신속한 진상규명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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