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5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등의 2차 공판기일에서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변호인의 전 특감반원 이모씨에 대한 반대신문 중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비서관 측 변호인은 이씨에게 "증인으로 나오기 전에 검찰에 간 적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씨는 "진술조서를 확인하려고 갔다"고 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 부장판사가 "지난 증인이었던 이인걸 전 특감반장도 검찰에 갔다고 하고, 증인이 법정에 나오기 전에 수사기관에 다시 가 진술을 확인하는 게 허용되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검찰은 "본인이 와서 조서를 확인하고 싶다고 하거나, 열람등사를 신청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부장판사는 "신청해 보는 건 좋은데 검사님과 같이 보는 것이 허용되는 건가, 궁금해서 물어보는 것"이라며 "검사들도 일반 증인들에게 '피고인과 연락하는 경우가 있냐'면서 (그런 경우) 신빙성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검찰은 "말씀의 취지는 알지만, 저희가 연락하는 건 소환통지가 제대로 됐는지 확인하고, 증인이 조서를 확인하고 싶다고 해 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재판장은 "(기록을) 가져가는 건 좋지만, 검사실 가서 같이 읽는 게 저는 좀 (이해가 안 된다)"고 계속 되물었다. 검찰 측은 검찰사무규칙에 따라 진행했을 뿐 증인의 진술을 회유하는 경우는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의 해명에도 김 부장판사는 "충분히 알겠는데 공판에서 진술해야 하는 증인이 등사실에서 별개로 복사를 하는 것은 모르지만, 검사실 가는 것 자체를 저는 처음 봤다"며 "이 전 특감반장 때도 약간 놀랐다"고 했다.
지난달 열린 1회 공판기일에서 조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이 전 특감반장에게 "증인 출석 예정된 직후인 4월27일과 28일에 검찰에 출석한 사실이 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특감반장은 "날짜는 기억 안 나지만 검찰청에 다녀왔다. 진술한 지 너무 오래돼 기억환기 차원에서 검사님을 뵙고 제가 받은 조서를 보고 왔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검찰은 "저는 재판장님이 처음 들었다는 말에 더 놀랐다"고 하자 방청석에서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검찰은 "우려하는 부분은 저희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이 사건이 얼마나 예민한 데 감히 증인들을 불러 회유하겠냐. 법적 절차에 따라 증인의 조서 열람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만 기존 업무방식과 규정에 따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판 말미에 김 부장판사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건 맞다"며 "지난 기일에 너무 충격을 받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가 오늘 확인한 것이다. 검사님들에 대해 오해하는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