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공원화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지난 4일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공고했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이 부지(3만6642㎡)를 용도 변경하고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시지가를 훨씬 웃도는 보상비이긴 하지만 대한항공으로서는 4671억원을 받고, 이 부지 공원화를 선뜻 받아들이긴 힘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 부지의 가치를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 부지에 고급 한옥호텔 및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할 목적으로 2008년 6월 29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12년간 부지를 그대로 방치한 상태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치른 금융비용 및 세금부담액만 따져도 수 천 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가격을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본 것도 이런 셈법이 깔려 있다.
한진그룹은 이 6000억원 매매가를 전제로 '비전2023' 전략을 통해 부지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정한 상태다.
만약 대한항공이 이 수준의 매매가를 받지 못하고 부지를 넘기면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미 헐값에 파느니 "계속 갖고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밝힌 것은 다른 기업들은 아예 이 땅을 매입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암시와 같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땅을 매각하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서울시가 공원화를 근거를 이를 막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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