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송현동 땅 '1771억 차익'에도 선뜻 못 파는 이유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0.06.05 14:46
사진=김휘선 기자
서울시가 종로구 송현동 소재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원 예산을 책정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한항공이 이를 수용할 지 관심이 쏠린다. 당초 대한항공이 이 부지를 매입한 가격보다 1771억원이 비싼 가격이지만 대한항공이 희망하는 매매가 6000억원보다는 한참 낮아 대한항공 입장에선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보상비로 4671억원을 책정하고 이를 2022년까지 나눠서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서울시는 이 부지를 공원화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지난 4일 '북촌지구단위 계획 변경안'을 공고했다. 서울시는 대한항공이 보유한 이 부지(3만6642㎡)를 용도 변경하고 문화공원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그러나 공시지가를 훨씬 웃도는 보상비이긴 하지만 대한항공으로서는 4671억원을 받고, 이 부지 공원화를 선뜻 받아들이긴 힘들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이 부지의 가치를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본다.

대한항공은 당초 이 부지에 고급 한옥호텔 및 복합문화단지 개발을 추진할 목적으로 2008년 6월 2900억원을 주고 매입했다. 하지만 각종 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12년간 부지를 그대로 방치한 상태다. 그동안 대한항공이 치른 금융비용 및 세금부담액만 따져도 수 천 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 가격을 최소 6000억원 수준으로 본 것도 이런 셈법이 깔려 있다.


한진그룹은 이 6000억원 매매가를 전제로 '비전2023' 전략을 통해 부지 매각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확정한 상태다.

만약 대한항공이 이 수준의 매매가를 받지 못하고 부지를 넘기면 배임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도 이미 헐값에 파느니 "계속 갖고 있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재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공원화 계획을 밝힌 것은 다른 기업들은 아예 이 땅을 매입할 생각을 하지 말라는 무언의 암시와 같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에 땅을 매각하는 게 당연한 이치인데 서울시가 공원화를 근거를 이를 막는 것은 무리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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