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조장마라" 시민단체 광화문서 美 정부 규탄

머니투데이 정경훈 기자 | 2020.06.05 13:32
5일 서울 미국대사관 앞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미국정부 규탄 기자회견 /사진=뉴스1


백인 경찰의 과잉 집압 과정에서 숨진 조지 플로이드를 추모하는 시민단체가 미국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 정부를 규탄했다.

미국흑인사망 항의운동연대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관련 '미국 정부 규탄 기자회견'을 5일 오전 서울 광화문 미국대사관 맞은편 광화문 광장에서 열었다.

항의운동연대에는 민중공동행동 제안으로 법무법인 공감, 정의당, 민주노총, 노동자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약 70개 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조지 플로이드에 대한 묵념으로 회견을 시작한 항의운동연대는 "지난달 25일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살해됐다"며 "플로이드가 '숨 못쉬겠어요'라고 절규했지만 경찰은 아랑곳 않고 8분46초 동안 그의 목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했다"고 규탄했다.

항의운동연대는 "인종차별에 분노한 시위대가 미국 내 200여곳에서 시위에 나서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처음에 살인범들을 감싸려고 했다"며 "사건 직후 살해 현장에 있던 경찰관 4명 중 아무도 기소되지 않던 와중에 뒤늦게 겅찰관 데릭 쇼빈에게 2급 살인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미국 경찰은 시위대에게 전쟁을 방불케 하는 폭력을 휘두른다"며 "진압 과정에서 경찰에 의해 최소 두 명이 사망하고 한 기자는 경찰이 쏜 고무탄에 맞아 한쪽 눈을 실명했다"고 소리 높였다.


항의운동연대는 "이번 경찰의 흑인 살해는 미국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인종차별의 단면일 뿐"이라며 "모든 인종을 통틀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대비 사망률이 가장 높은 미국 흑인의 현실은 전반적인 불평등과 빈곤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5일 미국 규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우다야라이 이주노동자조합 위원장 /사진=정경훈 기자

회견에 참여한 활동가들도 입을 모아 미국 정부를 규탄했다. 엄미경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세계 경찰 국가를 자임했던 미국 리더십에 대해 근본적으로 의심을 제기하는 계기가 됐다"며 "미국 정부 만행에 입도 뻥끗 못하는 한국 정부에게도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지윤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2012년 이후 미국 경찰은 '목누르기'를 428회 사용했고, 이중 과반 이상이 흑인을 향한 것이었다"며 "이런 인종차별 현실과, 흑인 27%가 빈곤층인 불평등한 현실, 코로나19 상황에서 사회적 약자의 소외 등이 미국에 분노하는 현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우다야 라이 이주노동자조합 위원장은 "미국은 수십년간 쌓여온 인종차별, 억압, 배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이 부당한 차별을 받지 않도록 철저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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