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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역설…판매망 유지한 한국, 車수입 20% 넘게 증가·수출 35% 감소━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승용차 수입액은 11억2000만달러(약 1조3634억원)로 전년동월대비 21.5% 증가했다. 경기 영향을 덜 받는 광물(12.7% 증가)을 제외하면 세부항목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한은은 한국이 K방역 성과로 승용차 판매망 붕괴를 피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럽과 미국 등에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제한조치가 내려지며 차 판매망이 마비됐으나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수입차 중 상당수가 생산을 유지한 독일차라는 점도 수입 증가에 영향을 줬다.
한국에서 승용차 수입이 늘어난 것과 반대로, 수출은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판매가 어렵단 점도 작용했다. 유럽 일부지역에서는 딜러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실제로 4월 승용차 수출액은 22억7000만달러로 전년동월대비 35.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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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모션 확대, 신차효과, 자동차 개소세 인하━
자동차 시장 내부 이슈도 맞물렸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지난해 4월 인증문제로 국내에서 단 한대도 판매하지 못했으나 최근 판매확대에 나섰다. 지난해 차량화재란 악재를 겪었던 BMW도 판매를 정상화했다.
일부 해외차 브랜드들은 신차를 출시하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실시하기도 했다. 아우디는 3월부터 A7, Q7, Q8, Q5, Q3 등 모델을 내놓으며 한국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부가 내수확대를 위해 연장한 승용차 개소세 인하 조치 또한 수입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가격이 저렴해지는 효과가 나타나서다. 승용차에 붙는 개소세는 출고 가격의 5%인데, 정부는 3~6월 동안 이에 대해 70%를 인하해 1.5%(5%×0.3)를 적용하고 있다. 소비자는 개소세 최대 100만원, 교육세 30만원(개소세의 30%), 부가가치세 13만원(개소세·교육세 합산의 10%) 등 최대 143만원을 감면받는다.
한은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승용차 판매망이 유지되고, 프로모션이 실시된 것이 수입 증가 원인"이라며 "승용차 개소세 인하도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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