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이재용 재판, 한국 사법부 독립 시험대"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 2020.06.04 11:06

블룸버그통신 "코로나19 사태, 삼성이 많은 일 함으로써 여론 지지 얻을 수 있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아온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인의 기소가 타당한지에 대해 시민들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며 법적 절차에 나서자 외신에서도 이를 주목하고 있다.

4일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와의 전쟁 속 삼성의 도움이 재판 전 이 부회장의 이미지를 끌어올리다(Samsung’s Help in Virus Battle Lifts Heir’s Image Ahead of Trial)'라는 제목의 한국발 기사에서 "이 부회장의 재판 결과는 그 나라의 기업체들과 정부 사이의 민감한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다"면서 "많은 관측통들은 한국 재판부가 대기업의 이익으로부터 진정으로 독립돼 있는지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 여기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19 사태에 삼성이 많은 일을 함으로써 여론의 지지를 얻어냈다고 평가했다. 통신은 "이 부회장은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적인 코로나바이러스 억제 캠페인의 핵심 당사자였다"면서 "지난 3월부터 삼성은 자체 의료진을 급파하고 민간 항공기를 통해 국내 기술자들을 해외로 파견했으며, 전세계적으로 3900만달러(약 475억원) 상당의 원조를 제공했다. 또 코로나19 진단 키트 생산을 늘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부회장은 5월에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새로운 삼성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삼성이 지금처럼 많은 일을 한 적이 없다"면서 "대한민국 최대 재벌로서 코로나19 사태 때 국가에 기여하고 과거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방식이 민심을 부드럽게 했고 삼성과 이 부회장 모두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허필석 마이다스운용 대표도 블룸버그통신에 "한국에서는 여론이 재판이나 평결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삼성이 여러 가지 위급한 상황에 직면해 있는 동안 국민 앞에 관용을 호소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삼성은 한국 경제와 국가 정신에 있어 유별나게 중요한 역할을 한다"면서 "삼성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대에 이 부회장을 자유롭게 하고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재판의 개인적인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 사회에서 재벌들에 대한 장기적인 인식은 삼성을 바꾸겠다는 이 부회장의 약속에 달려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 2일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타당성을 판단해달라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했다. 지난 2018년 도입된 검찰수사심의위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되거나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의 수사 과정을 심의하는 역할을 한다. 또 수사 결과의 적법성을 평가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이 부회장이 수사심의위 소집을 신청하면서 이르면 이번 주 이 부회장 신병처리를 결정하려던 검찰의 계획은 당분간 미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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