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선땐 한국행"…美 사는 동양인은 괴롭다

머니투데이 최연재 인턴기자 | 2020.06.04 06:00
/사진제공=AFP
필라델피아의 한 대학에서 공중보건학을 전공하고 있는 석사생 A씨(28)는 미국 생활 10년 차에 접어든 베테랑 유학생이다. 원래 졸업 뒤 미국에서 구직 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요즘 그는 졸업 후 귀국을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시아인을 향한 인종차별과 혐오 범죄가 잇따르는 가운데, 치안 문제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 유학생 정책으로 그는 "미국에서 동양인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코로나19 확산 이후 미국은 동양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극심해졌다. 한 동양인 학생은 길을 지나가다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누군가가 자신에게 침을 뱉는 일을 겪기도 했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선택한 전공이 주목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에서의 생활이 더 불안해졌다고 A씨는 토로한다. 최근 여러 사건으로 위협을 느낀 그의 지인 4명은 올해 졸업 후 곧바로 귀국하기도 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반 외국인 정책과 관련 발언도 미국에서의 동양인 입지를 좁히고 있다. 얼마 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유학생의 OPT 프로그램 제한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이란 일명 인턴 비자라 불리며 미 유학생들에게 취업 현장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취업 허가제도다.

텍사스의 한 대학에서 재료분석을 연구 중인 한인 대학원생 B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시 "한국으로 아예 귀국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OPT 정책에 따라 외국인의 취업 문제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B씨가 공부하는 이과 분야는 미국에서 취업 전망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지만 트럼프의 반이민, 반 유학생 정책은 이들에게 더 큰 부담이다.

/AFPBBNews=뉴스1
미국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동양인들은 취업비자인 H1B 비자와 OPT를 신청할 때 불이익을 우려해 귀국을 꺼리기도 한다. A씨는 미국에 있기 위해 대학을 졸업하고도 유학생 신분 유지를 위해 일부러 사이버 대학원에 등록해 다니는 경우도 봤다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 이후 고용시장이 얼어버린 미국은 외국인의 귀국마저 늘어나 영주권 신청자도 같이 감소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로 인해 영주권 신청 수수료가 줄어든 미국 이민국은 운영 어려움으로 지난달 하원에 긴급보조금 12억 달러(1조4600억 원)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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