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후폭풍, 한화생명도 예정이율 내린다

머니투데이 전혜영 기자 | 2020.06.04 04:31
한화생명이 다음 달에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추가로 낮춘다. 삼성생명처럼 예정이율을 처음으로 1%대로 낮출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로 자산운용에 어려움이 커져서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내달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4월에 2.5%에서 2.25%로 조정한 후 3개월여 만이다. 한화생명은 2016년 기준금리가 2년 만에 1%포인트 하락해 1.25%까지 떨어지자 그 해 4월에 이어 10월에 예정이율을 추가로 낮췄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하반기 중 예정이율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며 “연속되는 기준금리 인하 등 대외적인 영향으로 특히 금리확정형 종신형 상품에 대한 예정이율 인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보험금과 환급금을 지급하기 위해서 받은 보험료에 적용하는 이율이다. 예정이율을 인하하는 것은 보험료를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대신 고객이 내야 하는 보험료는 오른다. 일반 종신보험의 경우 예정이율을 2.25%에서 1.9%로 인하하면 보험료는 약 7% 상승하는 식이다. 보험료가 비싸지면 상품 판매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국내 보험사들은 1990년대만 해도 예정이율이 7~8%대에 달하는 금리확정형 상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이후 금리가 꾸준히 떨어지면서 삼성생명이 올 들어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의 예정이율을 1.9%까지 내렸다. 국내에 보험사가 처음 설립된 1946년 이후 1%대 예정이율은 74년 만에 첫 사례였다.


업계에서는 한화생명도 삼성생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정이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가 0.50%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가운데 당분간 초저금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이 잇따라 예정이율을 인하하면 다른 보험사들도 하반기 중 추가 인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주요 생명보험사의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예정이율은 2.25~2.75%대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은 주로 채권에 투자해 자산운용을 하기 때문에 금리가 인하되면 수익률도 함께 내려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같은 금리 추세가 계속되면 금리확정형 상품의 예정이율이 1% 초반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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