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發 복지부 조직개편…보건차관 신설·질본 청 승격(종합)

머니투데이 지영호 기자, 김지훈 기자 | 2020.06.03 11:04

초대 질변관리청장 정은경 본부장 등 하마평...도미노 인사 가능성도

(서울=뉴스1) 이광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2020.6.3/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단일차관제로 운영되는 보건복지부가 복수차관제로 전환하고, 질병관리본부가 청으로 승격된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차 대유행에 대비하는 것은 물론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 수위를 한층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고령화 등에 따른 공공보건의료 기능 강화, 비대면 진료 등 바이오헬스 분야 산업 육성을 위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조직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반영됐다.

◆17년만에 질본관리청 승격.,독립성·전문성 기대=3일 행정안전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1차관제로 운영하는 보건복지부는 보건·의료분야와 사회·복지분야로 구분된다. 그동안 복지부는 역할과 전문성에 차이가 있다 보니 장관은 재정이 많이 투입되는 사회·복지분야를, 차관은 보건·의료분야를 주로 맡아왔다. 코로나19 정국에서 박능후 장관보다 김강립 차관의 외부 노출이 많았던 이유다. 차관의 연간 회의 건수는 700건이 넘는다.

정부조직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1차관은 기획조정·복지분야를, 2차관은 보건·의료분야를 책임지는 형태로 구성된다. 특히 보건·의료분야의 기능은 한층 강화된다.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 연구센터를 확대해 국립감염병연구소를 신설하고 치료제, 백신의 상용화까지 대응체계를 구축한다. 공공보건의료 기능도 강화한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을 활용해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추진한다. 의료산업 육성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나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지 못하는 의료산업 제도개선에 중점을 둘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03년 12월 국립보건원에서 개편된 이후 17년만에 청으로 승격된다.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면 입법권은 없지만 복지부에서 분리돼 독립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가질 수 있다. 현재 질본의 예산안과 5급 이상 인사권은 복지부가 쥐고 있다. 의사결정도 신속해진다. 복지부 관련 국과 실을 거쳐 장차관에게 보고되는 다수의 프로세스가 보다 간략해진다. 다만 감염병 관련 물품의 수출금지, 의료기관 손실 보상 등 다수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거나 보건의료체계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능은 복지부가 계속 수행한다. 또 질본의 장기·조직·혈액관리 기능은 복지부로 이관된다.
(청주=뉴스1) 장수영 기자 =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이 29일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실에서 열린 코로나19 국내 발생현황 브리핑에 참석하고 있다. 방대본은 29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58명이며 이 중 3명은 해외유입, 55명은 지역사회 감염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경기 부천 쿠팡 물류센터 코로나19 확진자는 102명이다. 2020.5.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권마다 검토했지만 번번이 실패..“이번엔 다르다”=그동안 복지부 복수차관제나 질병관리청 승격 논의는 매 정부마다 제기됐던 화두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 출범 이전 인수위원회에서 검토했고,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당시 복지부가 보건·의료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자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특히 메르스 재발 방지를 위해 구성된 국회 메르스대책특별위원회는 질병관리본부의 질병관리청 승격과 함께 보건복지부 복수차관제 도입을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타 부처와의 형평성과 관료화가 강화된다는 논리에 밀려 복수차관제는 번번이 무산됐다. 특히 보건·의료분야 차관이 의사 출신으로 임명될 경우 한의학계가 소외될 수 있다는 반대여론이 거셌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번 복수차관 도입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소매를 걷고 나선데다 여야의 총선 공약 사안이어서 국회 통과 가능성도 높다. 무엇보다 복지부가 올해 기준 전 부처에서 가장 많은 82조원의 예산을 다루는 부처다. 복지부보다 적은 예산을 관리하면서 2차관 체제인 곳은 예산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를 제외하더라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 4곳이나 된다.

(세종=뉴스1) 장수영 기자 =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이 28이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브리핑실에서 코로나19 중대본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5.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은경 초대 청장 등 하마평..도미노 인사 가능성도=조직개편이 공식화되면서 관련 인사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복지부 신임 2차관 지명은 안갯속이다. 부처 내부에서 보면 양성일 사회복지정책실장(행시 35회·서울대 사회복지학과)이나 강도태 기획조정실장(행시 35회·고려대 무역학과)이 승진 우선 순위에 올라있다. 인구정책실장, 보건산업정책국장을 지낸 양 실장은 아이디어가 많고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강 실장은 보건의료정책실장을 지내면서 문재인 케어를 무리없이 추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인사적체로 타 부처 이동 움직임이 있는 점을 고려하면 안도걸 기재부 예산실장(행시 33회·서울대 경영학과)도 물망에 오른다. 기재부 복지예산심의관을 지낸 점이 플러스 요인이다. 다만 지난달 인사발령을 낸 상황이어서 부담이 따른다.

초대 질병관리청장은 현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유력하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국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고, 외신들도 그의 리더십을 조명할 정도로 위상이 높다. 청장을 보좌하며 청 살림을 책임질 차장 인사로는 권준욱 국립보건연구원장이 물망에 오른다. 정 본부장과 함께 중앙방역대책본부를 비교적 안정되게 이끌었다는 평가다.

한편 김성주 전 이사장의 총선 출마로 공석이 된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인사와 맞물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자의반 타의반 하마평에 오른다. 현 최장수 복지부 장관인 박 장관이 국민연금으로 자리를 옮기면 공석인 장관에 코로나19 위기대응 능력을 보여준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의 승진 인사 가능성도 있다. 다만 청와대는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금언처럼 코로나19 정국에서 개각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영호 기자 김지훈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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