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무장하지 않은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 관련 항의 시위가 격해지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인종차별을 비난하고 시위대에 공감하는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시청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나는 공포와 분열 속에서 체증을 만들지 않겠다. 나는 증오의 불길에 부채질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우리나라를 괴롭혔던 인종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정치적 이득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내 일을 할 것이고 책임을 질 것"이라며 "나는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말가 죽기 전 "숨을 쉴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우리나라에 경종을 울리는 말"이라며 시위대에 공감했다.
이어 "인종차별주의와 뿌리 깊은 경제적 불평등을 다룰 순간이 왔다"며 의회가 이달 중 경찰개혁 입법을 다룰 것을 촉구했다.
그의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시위대에 최루탄을 발사해 해산된 틈을 타 백악관 뒤편 교회로 걸어가는 장면을 연출한 지 16시간여만에 나온 것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력을 진압하지 않는 주와 도시에 군을 투입하겠다고 위협한 뒤, 사진을 찍기 위해 성경을 들고 교회를 찾았지만 따로 기도를 드리지는 않았다.
이에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손에 성경을 들고 있었던 것을 비꼬아 "나는 그가 이를 브랜드화하는 대신 가끔 펴보기를 원했다"며 "그랬다면 뭔가를 배웠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를 오래된 원망과 신선한 공포가 몰아치는 전쟁터로 만들었다"며 "그의 나르시시시즘은 그가 이끄는 국가의 행복보다 더 중요해졌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에서 흑인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카트리나 피어슨 수석 고문은 "미국의 불안이 바이든의 대선 출마에 이득이라는 냉혹한 정치적 계산을 분명히 했다"며 "그는 인종 분열이 자신의 필요에 맞았을 때 정치를 이용해왔고 그는 그것을 다시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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