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폭증하던 대기업 대출이 지난달부터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5대 은행에서 전월대비 증가액이 3월과 4월 각각 8조원대, 5조원대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의 경우 3000억원대에 그쳤다.
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대기업 대출 잔액은 88조9027억원을 기록했다. 전월대비 3952억원(0.45%) 늘었다.
코로나19 영향이 거셌던 3~4월엔 대기업이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한도대출에서 실제로 돈을 끌어다 쓰면서 대출 증가폭이 두드러졌다. 각각 8조949억원(10.85%), 5조8052억원(7.02%)을 기록했다.
3~4월엔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유동성 위기감이 고조됐고 자금을 조달할 방법이 대출 외엔 없었다. 회사채 발행 등 카드를 쓰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런데 채권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여건이 다소 나아지면서 은행에 손 벌리지 않게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기업이 3~4월에 한도 안에서 대출을 많이 받아갔는데 계속해서 현금화할 이슈는 사라진 상태"라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지난달부터는 일단 시장을 좀 지켜보려는 분위기가 생겨났다"고 했다.
다른 대출도 3~4월에 비해 증가폭이 둔화했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개인사업자 대출은 전월대비 각각 7조4328억원(1.60%), 3조6631억원(1.46%) 늘었다. 가계대출 전체은 2조7353억원(0.44%) 증가했다.
이 숫자는 4월엔 각각 8조4379억원(1.85%), 5조4034억원(2.21%), 4조6495억원(0.75%)이었다.
그런가하면 초저금리 기조 속 예금 이탈 움직임은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은행 예금에 돈을 맡겨봐야 0%대 이자를 받는 데 그쳐 고객이 떠난 것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예금 잔액은 643조7699억원으로 전월대비 5조8499억원(0.90%) 줄었다. 4월에도 전월대비 2조7079억원(0.42%) 감소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내려가면서 수신상품 금리를 더 낮출 수밖에 없어 보인다"며 "은행마다 조정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데 또 한차례 고객 이탈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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