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개학이 시행되자마자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3차 등교가 시작되기 전 등교 개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등교 개학으로 발생하는 불가피한 감염 확산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등교 개학이라는 근본적인 정책 방향부터 다시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
등교 개학 후 산발적 감염 계속 … 29일 기준 등교 연기 830개교━
1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서울시 양천구 목동 양정고등학교 2학년 A군의 대학생 누나 B씨와 어머니가 지난달 30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당산2동에 거주하는 A군의 대학생 누나 B씨는 지난달 27일부터 목간지러움 등 증상을 느껴 이틀 뒤 영등포구 보건소에서 검사를 받고 확진 판정을 받았다. B씨 어머니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았다.
A군 역시 곧바로 검사를 받고 '음성'으로 판정됐으나 지난달 27일 등교 개학으로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 집단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정고는 교실 수업을 중단하고 원격수업 전환 여부를 논의 중이다.
문제는 지난 20일 등교 개학이 시작한 이후 전국에서 학생들의 산발적 감염 사례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6일에는 대구 오성고 고3 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아 인근 5개교가 등교 수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추가 감염 사례가 점차 늘어나자 1차 등교 개학이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등교 개학을 연기하는 학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29일 기준으로만 해도 830개 학교가 등교를 연기했다.
━
3차 등교 코앞 … 정부 "등교 유지" vs 전문가 "정책 방향 다시 세워야"━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3차 등교를 시작하는 이달 3일이 되기 전 등교 개학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정부는 기준을 강화하되 등교 개학은 그대로 이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지난달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국적인 등교 수업 일정을 계획대로 운영하되 감염위험이 높은 지역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역별 대응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적으로 수도권 고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2/3, 유·초·중학교 및 특수학교는 전체 학생의 1/3 이내에서 등교하도록 하는 등 학교 밀집도 최소화 기준을 강화해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이 생각하는 방역 수준과의 괴리를 좁히지 못한다면 등교 개학이라는 근본적 정책 방향부터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탁 순천향대 감염내과 교수는 "감염 억제 측면에서 최선은 등교 개학을 안 하는 것이지만 등교 개학이 필요하다면 정부와 국민의 인식 차이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방역 조치를 잘한다고 해도 등교 개학에서는 감염을 100% 막을 수 없다는 사실에 국민이 공감할 수 있도록 인식 차이를 좁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국에서도 등교 개학 내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기에 지금 시점에서 더 나은 방역 대책은 등교 개학을 중단하는 것밖에 없다"며 "공감대 형성이 정 어렵다면 '등교 개학'이라는 근본적 정책 방향부터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