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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쏘아올린 '크루 드래건', 오늘 밤 우주정거장 도착━
크루 드래건은 인류가 만든 아홉 번째 유인우주선이자 첫 번째 민간 유인우주선이다. 길이는 약 8m, 직경은 4m로 최대 7명까지 탑승할 수 있다.
우주선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비행사 로버트 벤킨, 더글러스 헐리가 탑승했다. 로켓은 발사 직후 주 엔진 분리와 2단계 엔진 점화, 우주정거장 입성을 위한 안정 궤도 진입에도 성공했다. 우주선은 방향을 유지하는 추진기에 의지해 약 19시간 뒤인 31일 밤 11시30분쯤(한국시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자국의 우주선을 이용해 국제우주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는 것은 9년 만이다. 미국은 2011년 우주왕복선 아틀란티스가 퇴역한 이후 러시아의 소유즈 우주선을 빌려 타고 있다. 이번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미국은 러시아에 의존하지 않고 다시 독자적으로 우주비행 프로그램을 추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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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 머스크, 고비 넘기고 민간 우주탐사 시대 열었다━
크루 드래건 발사는 머스크가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를 설립한 지 18년 만에 이뤄졌다. 오늘의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길은 평탄치 않았다.
머스크는 2002년 스페이스X를 야심차게 설립했지만 우주개발사업에 필수적인 로켓 매입부터 쉽지 않았다. 2006년 첫 로켓 '팰컨1'의 시험발사를 시도했으나 연료누출 화재사고로 실패했다. 이듬해, 그리고 그다음 해에도 결과는 같았다. 스페이스X는 2008년에야 네 번의 시도 끝에 팰컨1 발사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6년 '팰컨9' 로켓이 엔진 연소시험 도중 폭발하는 사고가 있었다.
안전 우려가 제기되면서 유인우주선 발사 일정도 거듭 지연됐다. 이번에 발사된 '크루 드래건'도 2017년 공개 당시엔 2018년 초 사람을 태운 상태에서 첫 비행을 실시할 예정이었다.
스페이스X 뿐만 아니라 머스크의 삶은 실패의 연속이라 할 정도 많은 고비를 넘겼다. 1995년 넷스케이프 취직에 실패했고, 동생과 설립했던 소프트웨어사 'Zip2'의 CEO에 오르길 꿈꿨으나 무산됐다. 2000년에는 페이팔 CEO직에서 쫓겨났다.
2007년엔 테슬라의 전기차 '로드스터' 시제품을 내놨지만, '가장 큰 실패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 테슬라 전기차인 '모델S'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며 주가가 폭락했다. 머스크는 사업 실패 외에도 갖가지 기행과 돌출 발언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머스크는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마침내 민간 우주탐사 시대를 열었다. 국제 사회에서 '몽상가' '괴짜' '문제아' 등의 혹평을 받았던 머스크가 우주여행의 꿈을 앞당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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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의 최종 목표는 '화성 문명기지 건설'━
머스크는 지난해 자신의 트위터에서 "언젠가 화성으로 이주하는 비용이 50만 달러(약 6억1900만원) 미만이 되고, '어쩌면' 10만 달러(약 1억2380만원)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화성 이주에 필요한 최종 비용은 전적으로 승객 수에 달렸지만 선진국 대부분의 사람이 원하면 지구에 있는 집을 팔고 화성으로 이주할 수 있을 만큼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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