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일상" VS "지친다" 거리두기 부활에 허탈한 시민들

머니투데이 이강준 기자 | 2020.05.29 14:04
[인천=뉴시스] 이종철 기자 = 부천 물류센터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인천지역에서 급격하게 늘어나는 가운데 고양 물류센터 직원이 부평구의 한 피시방 흡연실에서 우연히 만난 부천 물류센터 직원에게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29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시민들과 피시방을 이용한 학생들이 검사를 받기위해 밀려 들어오자 의료진이 거리로 나와 줄 간격을 띄우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0.05.29. jc4321@newsis.com


"모태 신앙인데 올해 3월부터 교회는 한 번도 못갔다"

서울 광진구에 사는 최모씨(30)는 "매주 일요일에 무슨 일이 있어도 교회 예배는 반드시 다녀오는 편인데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단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쿠팡·마켓컬리 등 e커머스 업체로 옮겨 붙으면서 정부가 수도권에 한해 강화된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 중이다.

2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는 물류센터발 집단감염이 터지기 전까지는 1주일간 대체로 10명대를 유지했다.

이달 20일 28명, 21일 10명, 22일 9명, 23일 17명, 24일 14명, 25일 13명, 26일 14명으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물류센터 집단감염이 터지면서 27일 36명, 28일 67명으로 급증했다.

시민들은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게 걱정된다는 반응이지만 한편으로는 나들이 계획을 취소하고 영화관 등 밀집 실내 시설을 안 가는 일상이 이제는 적응이 됐다고 말한다.

서울 성동구에 사는 안모씨(26)는 "식당, 카페, 영화관 이런 일반적인 데이트 코스를 해본지가 반년은 넘은 것 같다"며 "사실 질문을 받기전까지 '내가 영화관을 안갔구나'하는 생각조차 안들었다. 그만큼 적응이 된 것 같다"고 답했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어모씨(29)는 "서울 시내에서는 절대로 모임을 잡지 않는다"며 "웬만해서는 인적이 적은 카페나 개방된 공간에서 친한 친구 몇 명과 노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번 주말 계획에 대해서는 "'오랜만에 한강을 가볼까' 했으나 집에서 맥주 한 잔 하기로 했다"고 했다.

코로나19로 활동 반경이 줄어들어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안씨와 어씨 모두 "온종일 마스크를 쓰고 일하는 게 처음엔 정말 불편했다"면서도 "이제는 이 '불편한 일상'에 적응해버린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연이은 거리두기에 다소 지친 반응을 보인 시민도 있었다. 서울 광진구 사는 류모씨(27)는 "거리두기를 너무 오래했다. 마스크 착용도 귀찮아지기 시작해 방역 수칙에 소홀해지는 것도 사실"이라며 "거리두기 확대한다고 해도 홍대, 신촌에 가면 사람이 바글바글할텐데 무슨 의미인가 싶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학원, PC방, 코인노래방 '영업 자제'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이 28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긴급 관계장관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05.28. ppkjm@newsis.com


정부는 지난 28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한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복귀한 모습이다. 대형 물류센터가 있는 경기도 부천시 같은 일부 지자체에선 이미 자체적으로 '거리두기'에 돌입했다. 향후 2주간이 수도권의 감염 확산 여부를 가르는 중요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생활속 거리두기' 방역체제를 유지하면서도 박물관 등 공공부문 등에 대해서는 한시적 운영중단을 통해 사실상 '사회적 거리두기'에 준하는 조치를 취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방역당국이 총력을 다해 추적하고 있지만, 이미 일부는 지역사회로 전파되었거나 지금도 전파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다음 달 14일까지 미술관, 박물관, 공원 등 다중이용시설의 운영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고 공공부문 유연근무 활용 등을 통해 거리두기 강도를 높이기로 했다.

코로나19가 교내로 전파되는 것을 최대한 차단하기 위해 학생들이 주로 찾는 학원과 PC방, 코인노래방에 대한 영업 자제도 당부했다.

확진자가 속출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앙정부보다 한단계 높은 고강도의 대책을 내놨다. 부천시는 지난 27일 '사회적 거리두기' 복귀를 선포했고, 구리시는 전날 시외 거주자 5명 이상이 참석하는 시내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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