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대신 방호복 13톤…독일로 전세기 뜬다

머니투데이 세종=권혜민 기자 | 2020.05.29 06:00

정부, 무역협회와 특별 전세기 2대 편성
日 도쿄·獨 프랑크푸르트로 수출품 운송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9일 오전 인천공항 제1터미널 주기장에서 '코로나19로 항공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는 우리기업들을 격려'하기 위해 중국 충칭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특별 전세기 긴급 항공화물 선적 현장을 방문해 반도체 및 공기청정기, 진단키트 등 화물수출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2020.04.29./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코로나19(COVID-19)로 인적 이동이 끊겨 놀고 있던 여객기가 화물기로 변신해 수출제품을 운송한다. 일본과 독일로 화장품, 방호복 등 항공화물 40톤을 실어나를 특별 전세기 2대가 투입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중소벤처기업부는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일본 도쿄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유휴 여객기를 활용한 특별 전세기 2대를 편성·운항한다고 29일 밝혔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국제 여객 항공편이 중단되자 항공화물 운송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객기에서 손님의 짐을 싣고 남는 공간을 활용하는 벨리카고(Belly Cargo) 공급이 크게 줄어서다. 특히 하늘길을 주로 이용하는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운송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산업부는 지난달 29일 중국 충칭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1차 특별 전세기를 편성해 반도체 부품, 공기청정기, 진단키트 등 수출 화물 약 36톤을 운송했다.

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항공기정비고에서 방역 직원들이 뉴욕으로 향하는 항공기 내부를 소독하고 있다. / 사진=인천국제공항=이기범 기자 leekb@

인천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비행기는 이날 오전 10시 출발한다. 대한항공 여객기가 투입되며, 한진이 주관 물류사를 맡았다. 전자상거래 제품, 화장품, 의류, 제조용 로봇 등 10개 수출기업 약 17톤의 화물이 비행기에 실린다.

오는 30일 낮 12시엔 인천발 독일 프랑크푸르트행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뜬다. 팍트라인터내셔널이 주관한다. 방호복 13톤을 포함해 자동차 부품, 전자부품 등 12개 기업 약 23톤의 물량을 운송한다.


특히 방호복 화물 중 850㎏은 여객기 객실 안 천정 수하물칸(오버헤드빈)에 실린다. 이는 민간기업이 제기한 건의사항을 국토부와 항공사, 포워더사(국제물류주선업체)가 협의하면서 해결됐다.

국토부는 항공업계, 민간 전문가와 함께 방염포장요건 완화 등 비어있는 여객기 객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다음달부터 대한항공은 좌석에 화물을 적재할 수 있는 고정장치도 도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항공사들이 중국, 일본, 동남아 등 노선 운항의 잠점 중단을 결정한 가운데 16일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갈 곳 없는 국내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돼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또 정부는 수출기업의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특별 전세기 이용요금을 현 시중운임의 75% 수준으로 낮췄다. 중기부의 항공운임 보조사업 예산과 무역협회의 무역진흥자금을 통해 지원했다.

이번 전세기 투입으로 코로나19에 곤경을 겪던 항공사와 수출기업, 포워더사 모두 '윈윈'(win-win) 효과를 거둘 전망이다. 항공사는 유휴 여객기에 대한 수요를 만들 수 있다. 수출기업은 항공운송 기회가 늘고 물류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포워더사는 시장 개척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차 특별 전세기 편성은 관계부처와 민간단체, 기업이 한팀으로 협업해 현장의 애로를 해소한 사례"라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각국 입국제한 등 어려운 상황에도 우리수출 기업들이 멈추지 않고 흔들림 없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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