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살 때 이사 가는 게 좋을까요? 강남이나 목동, 분당으로 이사가야 하나요?"
학부모 컨설팅, 간담회에서 제일 많이 나오는 단골 질문이다. 취학아동을 둔 학부모라면 피해갈 수 없는 고민 중 하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학군은 교통과, 생활환경, 출퇴근 거리 등과 함께 내 집 마련에서 가장 중요한 4가지 요소 중 하나다.
그렇다면 명문학군으로 언제 이사하는 게 좋을까? 유치원 때부터 가야 할까? 초등학교 때 가야할까? 중학교 때 가면 늦는 걸까? 강남으로 가면 아이는 성공 할까?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 전문 유튜브채널 '부릿지'는 학군과 부동산을 연계한 책 '대한민국 학군지도' 저자 심정섭 더나음연구소 소장을 만났다.
지난 27일 공개한 1편에서는 '좋은 학군의 개념과 내 수준에 맞는 학군'이 무엇인지 소개했다. 이날 2편에서는 심 소장이 이사 시기와 장소를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했다. 심 소장의 교육가치관과 대치동 교육의 실상도 들어봤다.
다음 달 2일과 3일 오후 6시에 공개하는 3편과 4편은 서울과 수도권에 숨겨진 보석 학군과 주변 아파트를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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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6. 명문 학군 이사는 중학교 1~2학년 때 결정해도 늦지 않다━
▶심정섭 소장
제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하는 건 중학교 1~2학년 때인데요. 이때 가도 저는 괜찮다고 봐요. 중학교 1학년이 지금이 자율학년제이기 때문에 내신을 안 보거든요. 초등 고학년이나 중학교 1학년 때는 공부 자존감 측면에서 1등도 해보고 반장도 해보고 이런 경험이 사실 중요하거든요.
경쟁력이 있다 싶으면 명문학군으로 가도 괜찮아요. 그런데 현실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움직여요. 왜 그러냐면 그놈의 친구. 친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인데요. (학부모들은) 갑자기 환경을 바꾸면 친구 사귀기도 힘들고, 어려서부터 어느 정도 사교육을 해야 따라갈 수 있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이런 경우도 있어요. 명문학군으로 갑자기 옮겨서 학원을 보냈더니 우리 아이가 학원 레벨테스트를 보는데 들어갈 학원이 없다는 거죠. 그러면 이제 막 멘붕이 오고 '일찍 들어올 것 그랬어' 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냉철하게 제가 입시 전문가로써 얘기 하면 (명문학군) 외부에서 안 되는 아이가 명문 학군으로 환경을 바꿔준다고 되는 건 쉽지 않아요. 공부 그릇이라는 게 사실 있어요. 비명문 학군에서 어느 정도 성과가 나오는 애를 명문학군으로 보냈을 때 유지하거나 조금 더 나을 수 있는 게 있어요. 비명문학군에서 성과가 안 나오는 애를 환경을 바꿔준다고 되는 건 아니에요. 의미가 없어요.
초등학교 5~6학년 정도가 적절하고 중학교 1~2학년도 괜찮아요. 따라갈 수 있냐고 질문하는 학부모들이 있는데 제가 편입을 가르쳤는데 편입은 1년 공부해도 따라가는데요. 재수해서 뒤집는 애들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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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 7. 강남 대치동 환상 버려라!━
▶심정섭 소장
대치동에 환상이 있어요. 환상을 만드는 건 겉으로 드러나는 서울대 합격자 수나 특목고 진학률인데요. 저는 이런 얘기 많이 해요. 좋은 자원들이 모여 있는 대치동이 이 정도 밖에 성과를 못 내는 건 스페인 레알마드리드(프로축구 1부 리그 팀) 데리고 2부 리그 팀이랑 붙어서 간신히 이긴 정도 성과를 가지고 자랑하는 거예요.
합격자 수를 보는 게 아니라 합격률을 봐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비명문 학교에서 학생이 100명 있는데 여기서 서울대를 2명 보냈어요. 그런데 지금 대치동에 있는 명문고 학생이 500명인데 서울대 10명 보냈어요. 비율로 본다면 대치동이 잘 가르쳐서 입시성적이 좋은 게 아니라 좋은 자원들이 계속 꾸역꾸역 오는 거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정시가 30~40% 늘어난다고 해도 수시가 여전히 60~70% 인데요. 내신은 바꿀 수가 없잖아요. 수능은 재수, 삼수해서 점수를 바꿀 수도 있어요. 그러면 (대치동으로 가는) 그 친구는 그냥 수시의 60~70% 넓은 문을 포기하고 들어가는 거예요. 사실은 최상위권 학생들은 대치동에 들어오지 않아도 돼요.
요즘 많이 말씀드리는 게 탈 대치 전략이에요. 최근에 조금 깨달은 부모들이 있어요. 대치동에서 중학교에 다녔는데 내신도 치열하고 아이 자존감도 떨어져 대치동 외곽쪽으로 빠지는 거죠. 강남 변두리 쪽이라든지 목동도 강서고 라인 쪽으로 빠질 수 있어요. 그러면 아이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내신도 최상위권을 받아 원하는 학교에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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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 8. 강남에는 실패한 학생이 훨씬 많다!━
▶심정섭 소장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대치동에 있는 가장 대표적인 일반고 재수비율이 60~70%라고 했잖아요. 재수, 삼수하는 학생과 그것도 안 돼서 미국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의 얘기는 어디로 갔나요? 그런 얘기들이 감춰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허상이 만들어지고 있는 거예요.
너무 안타까운 사례들이 많아요. 다른 교육 패널들이 나와서 얘기하지만 대치동에 소아정신과 병원이 매우 많습니다. 또 스트레스를 못 견뎌서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도 있어요. 은둔형 외톨이가 된 건데 그런 상황이 되면 가족이 접고 다른 곳으로 가는 상황이 된 거죠.
어떤 학생은 유치원 때 대치동에 온 중학생인데요. 굉장히 똑똑하고 공부도 잘하는 친구인데 이 친구가 우울증에 빠져서 학교를 안 가려고 해요. 이유가 뭘까요? 학원 레벨테스트 때문인데요. 부모가 특정 학원을 가서 레벨테스트 한 번 받아 보라고 했더니 싫다고 해요. 자기 친구보다 못하거나 (테스트에서) 떨어지면 싫다는 거예요. 이렇게 시작해 대인기피증 생기고 우울증이 생겼어요. 중학교 1학년 때는 너무 똑똑하고 사실 그런 친구인데 지금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심각해져 이 가정도 완전히 모든 걸 다 내려놓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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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 9. 수학 문제 푸는 걸 보면 공부 머리 보인다!━
▶심정섭 소장
가장 간단하게 말하면 수학이 중요합니다. 요즘은 기승 전 수학이거든요. 아이의 학업 성취도를 볼 때도 수학이 85% 이상인지 볼 필요가 있어요. 문과에서도 수학이 안 되면 직업의 반이 날아간다고 하고 이과는 말할 것도 없어요.
아이가 어느 정도 초등 저학년 때 수학적인 머리가 있느냐 없느냐 그것을 보면 되는데요. 만약에 초등 저학년인데 사고력 수학에 보내거나 학원을 보내지 않으면 못 따라간다고 하면 냉정하게 말해 공부 머리가 없는 거예요. 초등수학이 아무리 요즘 많이 어려워 졌다고 해도 공부 머리가 있는 아이들은 수업시간에 집중해서 스스로 풀거든요.
또 하나는 학습지를 많이 시키시잖아요. 학습지 시켜보면 돼요. 학습지 시켜보면 (공부머리가 있는 아이는) 5분만에 다 풀고 "나 다풀었어 이제 나가서 놀아도 되지?" 이러거든요. 그런데 공부 머리가 안 되는 친구들은 한 시간 내내 낑낑대면서 "엄마 해야 해 안 해야 해" 이러거든요. 이건 "엄마 나 공부 머리가 없어요. 지금 공부말고 다른 쪽에 진로를 해야 해요"라고 보여주는 거예요.
그런데 (학부모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학습지를 바꿔야 하나', '학원을 바꿔야 하나' 이렇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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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 10. 시대가 바뀌었다. 공부가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
▶심정섭 소장
요즘 아무리 저출산이라고 해도 4년제 대학 정원이 35만명이거든요. 35만명이 졸업을 하고 제대로 되는 일자리 비정규직이 아닌 제대로 되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게 10만도 안 돼요. 탈탈 털어서 만든다고 해도 25만은 실업을 예약하고 가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앞으로 인공지능 시대가 되면 10만개 일자리는 지켜질 수 있을까요? 더 줄어드는 상황에서 10만명 안에 들 수 있을까요? 그래서 인서울이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거죠. 졸업하고 나서 최소한 정규직 일자리를 가질 수 있는 범위를 인서울 상위 10개 대학 혹은 전국의 30위권 대학 정도로 보는 거죠. 그 정도가 아니라면 빨리 방향 선회를 해야 해요.
앞으로 AI(인공지능) 시대에 없어질 직업 1순위가 회계사나 세무사라고 하잖아요? 인공지능시대에 없어질 확률이 높은 직종이거든요. 이거를 바라고 아이가 열심히 몇 년 동안 공부를 했는데 대학 나왔더니 직업이 없어졌어요. 이러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공부가 아닌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현재의 교육적인 패러다임이 감사한 거예요. 돈을 아껴 뒀다가 집이라도 사든지, 정말 하고 싶은 게 생겼을 때 그때 밀어줄 수 있는 한방을 준비하는 게 나은 거죠.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영어유치원, 학원 보내며 사교육비 쓰다가는 감당이 안 될 수 있어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국·영·수를 잘해서 좋은 학교에 가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도 10만(명)에서 점점 더 줄어들 수 있어요. 하워드 가드너라는 학자가 1980년대 후반에 다중지능이론이라는 걸 만들었어요. 교육지능에서 문제를 잘 풀고 시험 점수를 잘 받는 아이들은 계산능력과 암기능력이 좋아요. 그런데 그 능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일자리는 점점 더 줄어들 거예요. 앞으로는 친구를 잘 사귀거나 자연과 교감을 잘하는 능력 등 새로운 능력이 더 필요한 시대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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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포인트 11. 학군의 역발상! 외곽으로 빠져라!━
조급해 하지 않으셔도 돼요. 아이를 믿고 기다려 주고 요즘은 아이가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해줘야 해요. 국·영·수를 못하니까 보충해 줘야지 생각하는 건 정말 어떻게 보면 하수에요. 아이가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해주고 공부가 애매하다 싶으면 빨리 외곽 전략으로 빠져야 해요.
제가 학군의 역발상이라는 부분에서 얘기했었잖아요. (강남) 전세값을 가지고 외곽으로 빠져서 실거주 비용을 낮추면 그 비용으로 전세를 끼고 집을 한 채 사둘 수 있어요. 이런 전략을 활용하면 아이가 좀 더 잘하는 걸 집중하게 할 수 있어요. 너무 주변에 휘둘리지 말고 조금 중심을 잡고 아이를 믿고 기다려줄 수 있는 그런 마인드를 가지세요. 핵심은 '무리해서 갈 필요는 없다' 그것만 기억하시면 될 것 같아요.
출연 심정섭 더나음연구소 소장, 최동수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방진주 인턴
편집 이상봉 기자 김윤희 인턴
디자이너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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