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지원키로 한 한도대출 1조7000억원 중 최대 1조원을 영구채 방식으로 빌려 줄 방침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아시아나 항공에 대한 유상증자를 미루면서 부채비율이 급격히 올라간 탓이다. 영구채는 한도대출보다 위험가중치가 3배가 높아 산은과 수은의 BIS(국제결제은행)비율도 나빠지고 그만큼 다른 기업에 대출해 줄 여력도 없어진다. 산은과 수은에 대한 정부의 자본확충 부담도 늘어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아시아나는 다음달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할 수 있는 전환사채 총액을 7000억원에서 1조6000억원으로 확대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또 발행주식 총수를 8억주에서 13억주로 늘린다. 정관 시행일은 임시 주총 당일인 6월15일이다.
아시아나가 전환사채 발행총액을 대폭 늘린 건 채권단을 대상으로 영구채를 발행하기 위해서다. 채권단은 지난해 아시아나 영구채 5000억원을 지원한데 이어 추가로 영구채를 사들일 계획이다. 한도 기준으로는 1조1000억원까지 사들일 수 있으나 여유를 둔다는 점을 감안하면 규모는 5000억원에서 1조원 수준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영구채 지원은 올해 아시아나에 추가로 지원하기로 한 1조7000억원 중 일부를 활용한다. 아시아나는 현재 1조7000억원 중 3000억원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이 어렵지도 않다. 아시아나는 지난달 산은의 외화지급보증과 수은의 수입이행성보증을 한도여신으로 전용했다.
아시아나는 자본확충이 절실하다. 1분기말 연결기준 아시아나 부채비율은 6279.8%로 치솟았다. 자본잠식률은 81.2%다. 2분기에 완전자본잠식도 우려된다. 자칫 항공기리스, ABS(유동화증권), 회사채 등에서 조기회수 트리거가 발동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트리거 조항 때문에 아시아나 부채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다”며 “한도여신 일부를 영구채 지원으로 전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영구채의 위험가중치는 주식과 같기 때문에 산은과 수은의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한다. 산은과 수은의 자본을 늘려주려는 정부도 그만큼 세금을 더 넣어야 한다. 예컨대 산은과 수은이 대출 1조원 대신 영구채 1조원을 지원하면 위험가중자산은 대출 지원때보다 2조원 더 늘어난다. BIS비율을 15%로 맞추려면 3000억원의 재정을 더 투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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