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계속 바꾸는 '박사방 공범' 前공무원…"증거수집 위법" 주장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0.05.26 18:50

첫 공판서 혐의 인정했다가 다음 공판서는 일부 부인
변호인 "변호사로서 간과 못할 증거 결점 보여"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으로 지목돼 파면된 경남 거제시청 소속 8급 공무원 천모씨(29) 측이 사건과 관련한 증거들이 위법한 절차로 수집됐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 심리로 26일 열린 공판기일에서 천씨 측 변호인은 "디지털 증거 수집 과정을 보니 처음부터 끝까지 대부분 절차가 위법하게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열린 1회 공판기일에서 천씨는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했다. 그러나 이후 변호인이 교체되면서 2회 공판에서는 일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이날 열린 3회 공판기일에서는 일부 피해자 진술조서 등이 '위법수집증거'에 해당한다며 절차를 문제 삼았다. 이미 동의했던 증거들에 대해서 '부동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도저히 변호사로서 간과할 수 없는 증거의 결점들이 눈에 보였다"며 "디지털 증거의 해시값도 동일하지 않다"고 말했다. 또 일부 증거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압수영장을 청구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별건 수집했다"며 부동의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 탄원서도 부동의했다.

이에 재판부는 "(증거를) 부동의하면 피해자를 다 불러야 한다"며 "공판준비 절차를 다 마친 상태에서 이렇게 입장을 바꾸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소송을 본인 맘대로 하냐"고 질책하면서 "피해자가 법정에 나오게 되면 피고인의 양형에 좋은 점은 없다.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선택을 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신문이 예정됐지만 출석하지 않은 피해자와 또 다른 피해자를 다음달 11일에 불러 신문하겠다고 밝혔다.

천씨는 지난 1월 미성년자를 포함한 여성 여러 명을 상대로 성착취 영상을 찍은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다. 해당 혐의는 'n번방' 사건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지방경찰청은 천씨에게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등 4개 혐의를 적용하고 조주빈과 공범 관계라는 취지로 추가 송치했다. 검찰은 천씨를 조씨의 공범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함께 기소하진 않았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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