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조선업계 '패권 다툼'…왜 'LNG선' 놓고 싸우나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 2020.05.26 18:00

[MT리포트] 한·중 조선 'LNG발' 2라운드

편집자주 | 한국 조선업계 '텃밭'으로 여겨졌던 카타르·러시아 액화천연가스선(LNG) 시장에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해 중국에선 1·2위 조선사가 합병해 중국선박공업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가 탄생했다. 이 중국선박공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세계 최대 LNG 구매력까지 앞세워 국가 차원에서 LNG선 수주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세계 조선산업의 패권 다툼으로 불리는 중국과 한국의 LNG선 수주경쟁을 집중 점검해본다.

"LNG선 건조는 일본 가와사키중공업이 가장 먼저 시작했지만 결국 주도권은 한국 조선사들이 잡을 것입니다. 한국 조선사들의 첨단 LNG선 건조 노하우가 액화수소선박으로 이어지면 경쟁력이 엄청나기 때문입니다."(호주 CSIRO(연방과학기구) A 연구원)

중국 초대형 조선사들이 LNG(액화천연가스)선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이후 글로벌 조선업계가 스마트 기술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될 조짐인 가운데 LNG선 시장의 중요성이 갈수록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이 LNG선 시장을 잡으려는 이유는 조선 경기가 대세 하향 국면에 진입했어도 부가가치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선박이기 때문이다. 특히 LNG선은 차세대 에너지 기술과 호환성이 높다. 미래 에너지산업의 큰 물결과 맞닿은 핵심 기술이라는 의미다.



고부가가치 LNG선, 미래기술 플랫폼


LNG선은 컨테이너선, 유조선, 벌크선 등 다양한 선종 중 부가가치가 가장 높다. 단순히 배만 지어서 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LNG선 기술엔 다양한 첨단 기술과 연관 산업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LNG를 액화 상태로 안정적으로 운반하기 위해서는 영하 162도 초극저온 상태를 유지시켜야 한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 속에서 LNG의 충격과 움직임을 최소화하는데도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설비 안전성도 빼놓을 수 없다. 항만에 접안해 LNG를 싣거나 하역하는 과정에서 만에 하나 폭발 사고가 일어날 경우 재앙에 가까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초고도의 안전성이 꼭 필요하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현존하는 초대형 선박 건조 기술의 총 집합체가 바로 LNG선이라고 본다. 일본과 중국 조선사들의 거센 도전을 따돌리고 한국 조선사들이 그간 LNG선 시장을 주도해 온 것도 바로 이 기술력 때문이다.

LNG선 기술은 연관 산업의 효과도 높다. LNG선박 기술은 LNG 하역과 저장, 공급 기술로 연결된다. 차세대 에너지 수소는 액화 온도(영하 253도)만 다를 뿐 큰 틀에서 LNG선과 운송 형태가 비슷하다. 한국의 첨단 LNG선 기술은 앞으로 수소 운반선을 건조하는데도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최대 LNG수요처 中, 때 만났다


그러나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조선사들이라고 해도 중국의 거센 도전을 무시하긴 힘들다. 무엇보다 글로벌 주요 LNG 생산국들이 중국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카타르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LNG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이 실어나를 LNG의 최대 수요처가 바로 중국이다. LNG선을 운용하는 카타르와 러시아 입장에선 중국이라는 고객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LNG를 팔아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 중국 정부가 자국 조선사에 수주 물량을 주라고 압박할 경우 이를 외면하기 어렵다.

한 조선사 관계자는 "중국이 막강한 LNG 구매력을 앞세워 한국의 텃밭인 LNG선 시장에 침투할 최적의 기회를 잡으려 한다"며 "한국은 기술력을 방패로 중국의 공습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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