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치는 '7살 수진이' 일상…북한판 '보람튜브' 나왔다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0.05.25 18:00
/사진=유튜브 채널 New DPRK

"안녕하세요. 내 이름은 이수진입니다. 나이는 일곱 살이에요. 오늘부터 이수진의 1인 TV를 시작하겠어요."

낯선 말투로 자신을 소개한 한 소녀가 검은 피아노 앞에 앉아 능숙한 솜씨로 피아노를 친다. 음악 소리가 배경음악으로 깔리고 소녀의 어린 시절이 담긴 모습이 나온다. 화면 왼쪽 상단엔 빙글빙글 돌아가는 북한 상징 로고가 선명하다. 북한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의 영상이다.

북한이 새로운 체제 선전 도구로 유튜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에 새 채널을 만들어 '평양 어린이의 일상', '평양에는 정말 사재기가 있을까' 등의 영상들로 온라인 대외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튜브 채널 'New DPRK'에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23일까지 28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세 편은 평양에 사는 7세 어린이가 출연한 브이로그(VLOG) 형식의 동영상이었다. 브이로그는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촬영한 콘텐츠를 일컫는다. 북한판 '보람튜브'인 셈이다.

어린이 브이로그의 첫 번째 영상은 평양의 고급 아파트를 비춘다. 아이는 피아노를 치거나 엄마와 주산 연습을 하고, 꽃에 물을 주는 등 평범한 일상을 보낸다. 같은 채널엔 평양의 과학관을 소개하고, 햄버거를 먹는 일상을 보여주는 다양한 영상들도 올려져 있다.

언뜻 보면 평범한 북한 주민들이 찍은 것처럼 보이지만 체제 선전 영상에 가깝다. 북한은 인터넷을 엄격히 통제하고 유튜브 이용도 제한한다. 일반인이 유튜브 영상을 촬영하고 업로드하는 것은 상상하긴 쉽지 않다.

/사진=유튜브 채널New DPRK, Echo DPRK


유튜브 영상들은 모두 북한의 좋은 점을 부각한다. 체제 선전용이란 방증이다. 영상 속에 나오는 출연자 모두 말쑥한 옷차림이다. 카메라는 식료품이 가득찬 식당이나 평양의 발전된 거리를 비춘다.


북한은 최근 또 다른 유튜브 채널 'Echo DPRK'에서 은아라는 젊은 여성 크리에이터를 내세워 체제를 홍보하기도 했다. 은아는 '북한에 정말 사재기가 있을까'라는 영상에서 유창한 영어로 평양의 안정된 일상을 보여준다.

북한의 유튜브 채널은 체제 선전을 위한 대외용으로 분석된다. 유튜브 영상엔 영어와 중국어 자막도 달려 있다. 영상 하단엔 중국 SNS인 웨이보와 위챗,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 뉴스 플랫폼인 진르토우티아오에서 채널을 팔로우 해 달라는 안내가 붙어있다.

문제는 북한이 야심차게 시작한 유튜브 영상물의 인기가 시원찮다는 것이다. 'New DPRK'에 가장 먼저 올라온 영상은 25일 오후 5시 현재 조회수 1900여회, 댓글은 27개에 그친다.

/사진=유튜브 채널 New DP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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