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km 밖 선박도 원격조종…중국 이길 '포스트 LNG' 승부수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0.05.26 18:30

[MT리포트] 한·중 조선 'LNG발' 2라운드

편집자주 | 한국 조선업계 '텃밭'으로 여겨졌던 카타르·러시아 액화천연가스선(LNG) 시장에 중국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해 중국에선 1·2위 조선사가 합병해 중국선박공업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가 탄생했다. 이 중국선박공업이 부가가치가 높은 LNG선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여기에 세계 최대 LNG 구매력까지 앞세워 국가 차원에서 LNG선 수주에 사활을 건다. 세계 조선산업의 패권 다툼으로 불리는 중국과 한국의 LNG선 수주경쟁을 집중 점검해본다.

"더 빠른 스마트화를 통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난 1월 부산에서 열린 조선해양업계 신년 인사회.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한결 같이 '스마트'를 외쳤다. LNG선을 발판으로 2018~2019년 세계 수주 1위에 올랐지만, LNG선을 이을 기술 초격차가 없다는 위기감도 만만치 않다.

이에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빅3'는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단순히 선박을 제조해 파는 것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연결해 선주들의 선박 운용 효율성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특히 자체 개발한 '힘센엔진'에 AI와 빅데이터 등 기술을 접목해 10% 이상 연료비를 절감하는 선박운전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선박 운항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가장 경제적인 운항을 지원해주는 '지능형 선박기자재 관리솔루션'이 핵심이다. 선박 엔진의 빅데이터와 실시간 정보를 AI가 분석한 뒤 최적의 연비를 내는 방안을 찾아 선박에 직접 명령을 내린다.


현대중공업은 5G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조선소'도 구축하고 있다. 안전요원들이 360도 웨어러블 넥밴드를 착용하고 조선소 곳곳을 돌아다니면, 각종 데이터가 관제센터에 모여 안전 상황을 실시간으로 체크할 수 있다. 대용량 3D 설계 도면을 5G로 다운 받는 것도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도 '스마트'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스마트십 솔루션이 대표적인데 선주가 육상에서 항해 중인 선박의 메인 엔진과 공조시스템, 냉동컨테이너 등을 원격으로 진단해 바로 바로 유지·보수작업을 지원해준다.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안해 비용을 절감하는 '스마트 내비게이션'과 운항 중인 선박의 각종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해킹으로부터 보호하는 '사이버 보안'까지 탑재했다.

삼성중공업은 SK텔레콤과 5G 자율운항선박 테스트 플랫폼을 구축했다. 이 플랫폼은 대전 선박해양연구센터에서 250km 떨어진 거제조선소 바다 위의 모형 선박을 실시간으로 원격 제어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 노동집약 산업으로 불렸던 조선업이 스마트 기술 중심으로 대전환하고 있다"며 "이 스마트 기술이 바로 중국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지키는 핵심 비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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