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이 4차 감염까지 확산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감염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22일 “아직 5차 감염은 보고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브리핑에서 “4차 전파로 분류되는 경우가 11명 정도, 3차 전파가 27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지만 5차 감염 사례를 보고받지 못했다. 다만 오늘 (발생한) 통계까지는 업데이트되지 않았다”고 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이태원 클럽 관련 누적 확진자는 이날 정오기준 215명이다. 클럽을 직접 방문한 확진자는 95명, 가족과 지인 등 접촉자가 120명으로 ‘N차 감염’ 요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잠복기(14일)는 끝났지만, 노래방이나 주점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으로선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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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강사→제자→택시기사(사진사)→돌잔치 참석자━
실제로 이태원 클럽발 집단감염은 경기도 부천 라온파티 뷔페에서 열린 돌잔치로 확산했다. 당초 3명이던 돌잔치 감염 사례는 이날 하루에만 6명의 확진자가 추가 확인되며 9명으로 늘었다.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6일 인천시 미추홀구 탑코인노래방에서 감염된 택시기사는 지난 10일 부천의 라온파티 뷔페식당에서 개최된 돌잔치에 프리랜서 사진사로 참여했다.
탑코인노래방은 이달 초 이태원 킹클럽 등을 방문한 뒤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 학원강사의 제자 등이 방문한 곳이다. 학원강사→제자→택시기사(사진사)→돌잔치 참석자로 이어지는 4차 감염이 이뤄진 셈이다.
특히 택시기사는 지난 9일과 17일에도 라온파티에서 사진사로 일했다. 현재까지 돌잔치 관련 확진자는 모두 지난 10일 참석자다. 같은 날 라온파티에 있던 390명에 대해서는 진단검사가 진행 중이다.
방역당국은 △9일 오후 4시50분~8시30분 △10일 오전 10시20분~오후 2시14분 △17일 오전 10시33분~오후 1시42분에 라온파티를 방문한 사람들은 가까운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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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이태원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 다르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내 151건의 발병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S그룹은 초기 해외유입 사례로 우한 교민 등에서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V그룹은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사례에서 나타났다.
G그룹은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입국자에서 확인됐다.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도 G그룹에 속한다. 다만 이태원 클럽이 G그룹의 첫 사례는 아니다. 지난달 경북 예천에서 확인된 집단감염의 바이러스 염기서열도 G그룹이다.
정 본부장은 “신천지 교회나 대남병원이 속한 V그룹과 이태원 클럽 관련 바이러스 특성에 차이가 있어서 ‘감염경로가 조금 다르다’는 정도로 판단하고 있지만, 이것만 갖고 어느 나라 누구를 통해 전염됐는지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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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괴질,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증후군은 영유아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급성 열성 발진인 '가와사키병'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병에 걸리면 피부, 점막을 비롯해 혈관, 관절, 간, 신장 등 장기에 염증이 나타난다.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치명적이다.
유럽과 미주 지역 13개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어린이들 가운데 소아·청소년 다기관 염증 증후군과 유사한 사례가 나타났다고 보고된 바 있다. 방역당국은 국내에서도 유사 사례가 나타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례정의와 보고 체계 등을 마련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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