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경제]확장재정 효과 온전히 누리려면...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 2020.05.23 09:00

재정확장 대비한 폴리시믹스 필요…기준금리 인하·국채매입 '초읽기'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경제·산업·고용 분야 전문가와의 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일상을 위한 제4차 목요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5.21/뉴스1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앞두고 확장재정정책과 통화정책간 정책조합(폴리시믹스)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축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구축효과 최소화는 대규모 재정확장과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요소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1일 정세균 국무총리가 개최한 목요대화에서 "확대 재정정책은 국가부채를 늘리고 민간역할을 축소하는 구축효과를 낳을 수 있는데, 재정정책 적정성에 대한 판단잣대는 채권시장내 금리상승 여부"라고 말했다.


구축효과는 왜 발생하나


[샌디에고(미 캘리포니아주)=AP/뉴시스] 28일(현지시간) 미 해군 이지스 구축함 키드(USS Kidd)함이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 모항에 도착한 가운데 승조원들이 갑판 위에 나와있다. 키드함 승조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64명으로 늘었다. 2020.04.29

구축효과(Crowding-out effect)란 정부 재정지출 확대가 기업 투자와 민간소비를 위축시키는 것을 말한다. 적 해군을 몰아내는 구축함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구축효과의 크기는 각 나라 경제상황에 따라 다르다. 연구에 따라서는 구축효과가 발생해 확장재정 효과가 0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다.

구축효과는 크게 두가지 경로로 나타난다. 장기적으로는 증세가 구축효과를 일으킨다. 재정확대는 장기적으로 증세를 불러오고 이를 예상한 기업과 가계가 추후 세금을 내기 위해 미리 투자와 소비를 줄여 저축에 나선다는 것이다. 다만 현실에서는 증세를 미리 예상해 현재 소비와 투자를 줄이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실제로는 이자율 상승이 구축효과를 일으키는 경우가 더 많다. 정부가 재정을 확장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하면, 이자율이 높아지고 민간 대출이 줄어들어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는 구조다. 한국 또한 대규모 적자국채 발행을 앞두고 있어 이같은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자율 상승 막는 통화정책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2020.4.9/뉴스1
국채를 발행하더라도 통화정책이 적절히 운용되면 극단적인 이자율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세간의 관심이 다음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리는 이유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모든 만기 채권 금리가 내려간다. 일반적으로 채권 금리는 만기가 짧을수록 이자율이 낮다. 대출기간이 길어지면 돈을 빌려주는 사람이 해당 기간동안 돈을 운용할 수 없고, 부도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다.


한은은 공개시장조작을 통해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을 사고 팔며 최단기 채권 금리를 조정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기준이 기준금리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단기물부터 장기물까지 이자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대규모 국채발행 때문에 발생하는 채권금리 상승을 상쇄할 수 있다.

한은이 국채를 직접 매입하는 방법도 있다.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면, 해당 국채를 매입하는 것이다. 시장이자율은 채권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데, 공급 자체를 줄여버리는 조치다.


평소에는 왜 이렇게 안 할까?


[하라레=AP/뉴시스]2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 한 남성이 마네킹 꾸러미를 어깨에 짊어지고 가고 있다. 2020.03.03.
정부가 재정을 풀고, 한은이 이자율을 내리면 성장율이 당연히(?) 올라간다. 하지만 이같은 정책은 코로나19 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위기 등 경제위기시에만 취해진다. 이유는 인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상승) 때문이다.

경제위기가 아닌 때 이같은 정책이 시행되면 성장률은 높아지지만 물가 또한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리기 때문이다. 2010년대 이후 저물가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높은 인플레이션은 부의 양극화 등 경제적 고통을 불러온다.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짐바브웨 사례를 굳이 꺼내지 않더라도, 고정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높은 인플레이션 하에서 겪어야 하는 고통은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위기시에는 일반적으로 물가상승률이 크게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돈을 풀더라도 경제가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4월 소비자물가는 0.1%로 4달만에 0%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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