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슨은 장인의 허락 하에 장인 소유 차량을 운전하던 중 길을 걷던 행인 3명을 치는 큰 사고를 내고 말았다. 타이슨은 국제 운전면허를 소지하고 있었고, 장인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가족한정운전특약’에 가입돼 있어 사고 직후 보험사에 사고 접수와 대인배상 보험금 청구를 했다. 타이슨은 장인이 가입한 자동차보험 보험사를 통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자동차보험 약관상 가족한정운전특약에서 의미하는 가족의 범위는 △기명피보험자의 부모 △배우자 △배우자의 부모 △자녀 △자녀의 배우자다.
문제는 자동차보험 표준약관에 타이슨처럼 외국인 사위가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혼인신고를 한 경우에도 가족한정운전특약에서 자녀의 배우자 즉, 사위로 인정하는지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자동차보험은 '약관에서 정하지 않은 사항은 대한민국 법령을 적용한다'고 돼 있어 이 건은 관련 법 규정을 살펴봐야 한다. 우선 국제사법(제36조 혼인의 성립)에서는 혼인의 성립요건이 각 당사자의 본국법에 의한다고 돼 있다. 혼인의 방식은 혼인거행지법 또는 당사자 일방의 본국법에 의한다. 이를테면 대한민국에서 혼인을 하면 당사자 중 한 명이 대한민국 국민인 때에는 대한민국 법에 의한다고 돼 있다.
또 민법(제81조 혼인의 성립)에서 혼인은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에 정한 바에 의하여 신고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고 돼 있다. 신고는 당사자 두 명과 성인인 증인 2명이 연서한 서면으로 해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수지씨와 타이슨은 미국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하더라도 국내에서는 결혼식만 올렸기 때문에 대한민국 법률상 두 사람은 법률혼 관계가 아닌 사실혼 관계의 부부에 해당한다. 따라서 타이슨은 기명피보험자인 장인의 딸인 수지씨의 사실혼 배우자다. 약관상 ‘기명피보험자의 사위’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가족한정운전특약 위반으로 보험사는 면책이 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꼭 외국인이 아니더라도 자녀가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사실혼 관계라 할지라도 가족한정운전특약이 적용되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며 "형제·자매·남매, (외)조부모, 손자·녀, 동거인, 고용인 등도 가족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자동차보험 약관에서는 부부한정운전특약 또는 가족한정운전특약에서 기명 피보험자의 배우자는 ‘법률상 또는 사실혼 관계의 배우자’까지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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