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에 모더나 백신 의구심에 다우 1.6% '급락'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 2020.05.20 06:42

[뉴욕마감]


뉴욕증시가 급등 하루 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전날 1차 임상시험에 성공했다는 소식으로 전세계 증시를 밀어올린 미국 바이오업체 모더나의 코로나19(COVID-19) 백신 후보 물질의 효과를 놓고 의학계에서 의구심이 제기되면서다.

미국 경제를 책임지는 두 수장인 미국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경제위기를 막기 위한 과감한 경기부양 의지를 거듭 확인했지만 시장을 돌려세우진 못했다.



"모더나 백신, 데이터 부족 등 의문"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90.51포인트(1.59%) 급락한 2만4206.8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드푸어스) 500 지수는 30.97포인트(1.05%) 하락한 2922.94,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49.72포인트(0.54%) 내린 9185.10에 마감했다.

유럽증시도 약세였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2.10포인트(0.61%) 떨어진 339.49를 기록했다.

전날 약 20% 폭등했던 모더나의 주가는 이날 10% 넘게 급락했다.

미국 의학전문매체 스탯(STAT)이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경계 매물이 쏟아졌다.

시험 결과 데이터에 대한 공개가 부족하고, 항체 유지 기간이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백신 개발을 위해 모더나와 협업해온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것도 의구심을 자아낸다는 지적이다.

전날 모더나는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의 1차 임상실험 결과, 실험 참가자 45명 전원에게 항체가 생성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 가운데 최소 8명에게선 바이러스를 무력화시키는 중화항체도 확인됐다고 했다.

모더나는 지난 3월부터 1차 임상시험에 돌입했으며 미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차 임상시험을 허가받았다. 3차 임상시험은 오는 7월쯤 대규모로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스탯은 "모더나가 발표한 건 데이터가 아니라 단지 말 뿐"이었다며 공개된 내용 만으론 백신 후보 물질의 의미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험 참가자의 연령을 비롯해 추가적인 세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형성된 항체가 존속되는 기간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중화항체는 두번째 백신 투약 이후 2주가 지난 뒤 채취된 피험자들의 혈액에서 확인됐다. 존스홉킨스대의 백신 전문가인 안나 더빈은 "2주는 너무 이르다"며 "우리는 그 항체가 유지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스탯은 모더나의 1차 임상시험 파트너였던 NIAID가 이번 시험 결과에 대해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만약 시험 결과가 실제로 의미가 있었다면 NIAID가 성과 홍보에 나서지 않았을 리 없다는 게 매체의 논리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NIAID는 모더나의 전날 발표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은 100개 이상으로, 모더나와 미국계 대형 제약사 화이자 등의 백신 후보 물질 8가지에 대해 임상 시험이 시작됐다.




美재무 "손해 봐도 경기부양"…파월도 "추가 대책"


므누신 장관은 이날 화상으로 열린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봉쇄 조치가 더 길어질 경우 미 경제가 장기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며 "영구적 손상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국적인 봉쇄로 기업과 가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심스럽게 경제 활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므누신 장관은 올 하반기에는 경제 사정이 나아질 것이라며 "이 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부터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일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연준에 지급키로 한 약 4500억달러(약 550조원)와 관련, "특정 시나리오에서 손실을 감수할 준비까지 완벽하게 돼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돈을 떼일 것에 대한 걱정없이 적극적으로 대출을 집행해도 좋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도 같은 자리에서 "이번 경기하강의 규모와 속도는 현대사에서 전례가 없다"며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침체보다도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질문은 남아있다. 경기부양 조치가 충분했는가"라며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행정부도 추가 재정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어려운 시기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모든 범위의 수단을 사용하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며 "이들 조치는 보다 광범위한 대응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준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자 기준금리를 제로로 끌어내리는 한편 무제한 양적완화를 예고하고 사상 처음으로 정크본드(투기등급 회사채) 매입 계획까지 발표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이번엔 '마이너스 유가' 없었다…만기일 WTI 2% 껑충


한달 전과 같은 '마이너스 유가' 사태는 없었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 선물이 만기일을 맞아 오히려 올랐다.

석유 저장고 부족에 대한 공포로 배럴당 마이너스 40달러까지 떨어졌던 5월물 만기 때와는 사뭇 다르다.

미국과 유럽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봉쇄 완화가 본격화된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추가 감산에 나선 때문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만기를 맞은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6월 인도분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68센트(2.1%) 뛴 32.5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저녁 8시23분 현재 13센트(0.4%) 내린 배럴당 34.68달러를 기록 중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올랐다. 이날 오후 3시25분 현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장보다 15.80달러(0.9%) 상승한 1750.20달러를 기록했다.

미 달러화는 약세였다. 같은 시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2% 내린 99.4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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